올트먼, SMR 스타트업 상장 추진
현 수준으로 생성형 AI 감당 힘들어
美, 원자력 연구예산 늘려 SMR 추진
국내기업도 해외 지분투자 등 속도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한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이 기업공개를 추진한다. 현재 전력 공급량으로는 점차 늘어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SMR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SMR 개발 기업 오클로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해 우회상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오클로는 SMR을 개발하고 여기서 생산한 전기를 판매하는 스타트업으로 현재 시장가치는 약 8억5000만 달러(약 1조960억 원)로 평가된다.
오클로와 합병하는 스팩도 올트먼이 2021년 투자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다. 까다로운 기업공개 공모 절차를 우회하기 위한 우회상장으로 분석된다. 스팩은 설립한 뒤 2년 안에 공모를 통해 투자 자금을 모으거나,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줘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팩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서 스팩 투자자들이 거래 성사 전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해 상장을 서둘렀다고 분석했다.
IT 기업인 오픈AI의 대표가 SMR에 투자한 배경으로는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생성형 AI의 성장이 꼽힌다. 출시 전 GPT3를 학습시키는 데에는 미국 가정 120곳이 1년간 사용하는 전기량에 해당하는 1.287GWh(기가와트시)의 전기가 소모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32년 1조3000억 달러(약 1706조25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MR은 기존 대용량 발전 원자로와 달리 배관없이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한 소형 원자로로 대형 원전과 달리 건설기간이 2∼3년 정도로 짧아 부족한 전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올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트먼 CEO가 투자한 또 다른 원자력 스타트업 기업 헬리온과 2028년까지 전력 구매 계약을 선제적으로 맺은 것도 막대한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전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SMR 설계 등 원자력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나가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를 증액한 16억5500만 달러를 원자력 R&D에 투입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캐나다와 유럽연합(EU) 역시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각각 17%, 4% 원자력 R&D 예산을 증액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6년간 3992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한국형 SMR을 개발하는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달 10일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등 민간 기업 20여곳을 포함한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을 출범하고 올해 말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해 2028년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 SMR 관련해 해외 기업들에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회사와 협력관계를 만든 뒤 이후 SMR에 들어가는 주요 기계들을 제작하거나 실제 발전소를 건설할 때 파트너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창업한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같은 회사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다른 국내 투자자들과 함께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에 각각 1억400만 달러, 500만 달러의 지분 투자에 나섰다. 뉴스케일파워에는 삼성물산(7000만 달러)과 GS에너지(4000만 달러)도 자금을 투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