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석의 실전투자]시세보다 싸도 미래가치 낮다면 매수 금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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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이용계획서 살펴봐야
용적률 건폐율 등 분석해서
보전이 우선 아닌지 따져야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자영업자 A 씨는 경기도에 땅을 찾고 있다. 대출을 끼고 투자 목적으로 매수해서 10년 정도 묻어둘 생각이다. 그러던 중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 경매로 나온 땅을 발견했다. 권리분석을 해보니 1순위 근저당권, 2순위 지상권, 3순위 가압류, 4순위 압류, 5순위 압류, 6순위 압류, 7순위 경매개시결정 순이었다. 물건 현황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땅은 두 필지였으며, 지목은 전(3286㎡)이었다. 용도지역은 보전관리지역이었다. 다음 달 10일 2차 매각기일을 앞두고 있는데 최저 입찰가는 1차 감정가(4억89만 원) 대비 30% 떨어진 2억8062만 원이었다. A 씨는 가격이 싸게 나왔다는 판단에서 경매에 참여하기로 했고, 땅의 미래가치와 함께 권리분석이 궁금했다.

이처럼 경매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가장 큰 장점은 시세보다 20∼30%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땅을 싸게 매수한 경우에도 그 땅의 미래가치가 없다면 경매 투자에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 땅의 미래가치를 따지는 것은 권리분석보다 더 중요하다. 싸게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경매로 부동산을 아무리 싸게 매수했어도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투자에 큰 의미가 없다. 미래가치가 없다면 매수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우선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통해 땅의 미래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해당 땅의 올해 1월 공시지가는 ㎡당 7만700원으로 2020년 1월(8만2000원) 대비 1만1300원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땅의 용도지역은 보전관리지역이다. 이는 자연환경 및 산림 보호 등을 위하여 보전이 필요한 땅을 말한다. 물론 보전관리지역도 건축물 허가를 받으면 건물은 지을 수 있다. 이때 건폐율은 20% 이하고 용적률은 50∼80% 이하다. 이처럼 개발보다 보전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 땅은 미래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두 필지의 땅은 도로가 없는 맹지였다. 또 땅의 주변은 온통 수목이 풍성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결국 화성에 소재한 땅이라 해도 산속에 파묻힌 땅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 기간을 100년 정도 잡아도 미래가치는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는 경매로 소멸한다. 기준권리(1순위 근저당권)보다 앞선 권리는 원칙적으로 매수인이 인수해야 하지만 기준권리보다 앞선 권리는 하나도 없고, 기준권리는 당연히 경매로 소멸한다. 권리분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물건이다. 참고로 농지인 경우 경매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입찰보증금 10% 정도만 가지고 경매에 참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낙찰받은 후 대금 납부할 돈을 구하지 못하면 오히려 보증금을 날려버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매에 참여하기 전에 반드시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토지 경매#미래가치 낮다면 매수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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