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가 갚아야 하는 나랏빚이 5월 한 달 동안 16조 원 불어나면 1089조 원에 육박했다. 나라살림 적자는 52조 원을 넘어서며 정부의 연간 전망치에 다다랐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내놓은 ‘재정동향’에 따르면 5월 말 중앙정부 채무는 1088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보다 16조 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말(1033조4000억 원)과 비교하면 55조3000억 원 늘었다. 정부는 올 연말 중앙정부 채무를 1101조70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5개월 만에 13조 원 정도 남겨놓게 된 것이다.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 5월까지(누적) 52조5000억 원 적자였다. 올 3월 54조 원 적자에서 4월에는 45조4000억 원 적자로 소폭 개선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악화됐다. 관리재정수지도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전망치(58조2000억 원 적자)에 90.2% 수준까지 근접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뺀 것으로 실제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지표다.
올 들어 정부의 총수입은 매달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 정부의 총수입은 44조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조9000억 원 줄었다. 1∼5월 총수입은 전년보다 37조 원 감소했다. 국세 수입이 올 5월까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6조4000억 원 줄어든 탓이 크다. 기업 실적 악화로 법인세수가 17조3000억 원 줄었고, 부동산 거래 감소 등으로 소득세수 역시 9조6000억 원 감소했다.
1월부터 5월까지 총지출은 1년 전보다 55조1000억 원 줄어든 287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사업 축소와 지방교부세·교부금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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