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아스파르템)’이 식음료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국제적으로 아스파탐의 하루 섭취 허용 기준이 줄지 않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같은 방침을 내놨지만, 대체 원료도 있는 만큼 굳이 식품업체들이 아스파탐을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다는 예고가 나온 지난달 29일부터 과자, 막거리 등에서 아스파탐을 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포카칩 등 과자 10여 종의 양념에서 아스파탐을 안 쓰기로 했고, 크라운제과는 콘칩 초당옥수수에서, 빙그레는 쥬시쿨 등 음료 3종에서 아스파탐을 대체할 감미료를 찾고 있다. 이 업체들은 아스파탐 사용량이 제품 중량의 0.01% 미만이지만, 소비자 불안을 줄이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고 강조한다.
아스파탐을 써왔던 막걸리 업체들도 감미료 대체로 분주하다. 감미료 대체에 따른 막걸리 맛 변화 연구부터 품목 제조 변경, 라벨 교체 등에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막걸리업체들은 감미료 사용량이 전체의 약 0.01%로 적어서 수급 문제나 가격 문제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형마트들도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아스파탐 대체 방안을 찾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제로 콜라와 스파클링 에이드 5종에 함유된 아스파탐을 모두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 대체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PB 제품에 들어간 아스파탐을 대체할 예정이다.
다만 펩시콜라 제로슈거 제품 3종에 들어가는 아스파탐은 유지된다. 판매처인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콜라에서 ‘아스파탐은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발암 물질로 분류됐음에도 섭취 기준이 유지돼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최모 씨(27)는 “안정성이 확실히 해결된 게 아닌 만큼, 음료수 섭취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직장인 김민우 씨(30)는 “제로콜라를 하루 55캔 이상 마셔야 위험하다는데 물도 그렇게 많이는 못 마신다”며 상관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