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며 24일 파업에 돌입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은 2005년 이후 18년 만이다. 국적 항공사 조종사 파업은 2016년 12월 대한항공 파업이 마지막이었다. 여름철 여행 성수기를 맞아 항공편 결항 및 지연 등으로 인한 승객 피해가 예상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사측에 24일부터 파업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노사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2019∼2022년 4년 치에 대한 임금협상을 벌여 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2019∼2021년 3년 치 임금을 동결하고 2022년 2.5%를 인상하겠다는 회사와 도저히 협상 타결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회사 측 관계자는 “조종사는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다른 직군에 비해 급여 감소율이 가장 적었는데도 과도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3월 말 기준 2014%다.
항공업은 필수공익사업장이어서 파업 개시 열흘 전 사측에 일정을 알려야 한다. 파업 시에는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국내선 50% 이상의 인력 또는 운항률을 유지해야 한다. 즉, 국제선의 경우 최대 20%만큼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이다.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7일부터 파업 전 단계인 쟁의행위를 벌여 왔다. 지금까지는 합법적으로 비행편을 지연시키는 방식의 준법투쟁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선 총 8편이 결항됐고, 국제선 32편과 국내선 17편 등 총 49편이 지연됐다. 노조는 또 14일부터 파업 전까지 준법투쟁의 강도를 높이는 2차 쟁의행위에 나서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이전 마지막 파업도 2005년 7∼8월 여름 휴가철 성수기 때였다. 당시 25일간 파업이 이어지며 국내 항공업계 노조 파업 중 ‘최장’ 사례로 집계됐다. 결국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서 파업이 일단락됐다.
이번 파업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에서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파업 여파로 운항이 중단되는 노선이 없도록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운송 마비 위기 대응 실무 매뉴얼에 따라 파업이 시작되기 하루나 이틀 전 위기 대응 단계를 ‘경계’로 올릴 예정”이라며 “다른 항공사의 운항을 임시로 허가하고 증편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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