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드는 게 신기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9일 03시 00분


늘봄학교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방과후 양질의 문화예술 교육 제공
올해 6개 학교에서 시범운영 중
교육격차 해소 위해 전국 확대 목표

14일 경기 양주시 옥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늘봄학교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우수 프로그램 시범운영’ 발표회. 학생들이 직접 만든 스토리와 음악을 발표했다.  양주=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14일 경기 양주시 옥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늘봄학교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우수 프로그램 시범운영’ 발표회. 학생들이 직접 만든 스토리와 음악을 발표했다. 양주=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14일 오후 경기 양주시 옥정초등학교 교실. 두 명의 초등학생과 두 명의 성인 전문 연주자가 교실 앞에 자리를 잡았다. 네 명의 학생은 청중이 돼서 맞은편에 앉았다. 앞에 나온 한 학생이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호랑이가 나타나 토끼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펫 연주가가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를 연주했고, 뒤이어 타악기 연주자가 드럼을 두드렸다. 곰이 호랑이를 먹고, 호랑이가 곰을 먹는 등 동물들이 연쇄적으로 먹고 먹히는 소리가 트럼펫과 드럼으로 표현됐다.

‘꼬마작곡가’라는 이날의 수업은 옥정초가 최근 9주 동안 매주 금요일에 두 시간씩 진행한 ‘늘봄학교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우수프로그램 시범운영 발표 수업’이었다. 꼬마작곡가는 1995년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베이스 연주자 존 딕이 개발해 영국과 스페인 등에 도입됐고, 한국에서는 2013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통해 시작됐다. 음악을 배운 적이 없는 어린이들이 음악적 도구를 통해 각자의 생각과 이야기를 표현하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수업에 참여한 옥정초 6학년 유하윤 양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 수 있는 게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라며 “학교 수업보다 훨씬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꿈다락 문화예술학교는 올해 전국 214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되는 늘봄학교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늘봄학교는 학교 안팎의 교육 자원을 활용해 초등학교 정규 수업 전후로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통합 서비스다.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25년 전국 확대를 목표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다.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의 우수 프로그램으로는 △꼬마작곡가(음악)를 비롯해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시각예술) △일상의 작가(문학) △주말문화여행 등이 있다.

학교 측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일단 좋다. 비언어적 방식의 문화예술 교육으로 학생들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평진 옥정초 교무부장은 “초등학교의 경우 전 교과를 담임 교사가 맡기 때문에 문화예술의 전문성이 다소 부족할 수 있는데, 늘봄학교 내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은 기존 방과 후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창의적 교육으로 학생들이 예술을 깊고 넓게 접하게 한다”고 말했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은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의 경력 단절을 막고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그동안 쌓아온 우수 프로그램을 늘봄학교에 지원하게 됐다”며 “전문 예술교육가와 연계해 학교 교육현장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확대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꿈다락 문화예술학교#늘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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