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옛 현대상선)의 민영화를 위한 매각 작업에 본격 돌입한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20일 HMM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거래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 3억9900만 주로 지분율로 환산하면 약 38.9%(영구채 포함 희석 기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이번 거래의 규모를 최대 5조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은과 해진공은 2조7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만기가 없는 채권) 중 1조 원 규모를 우선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기로 했다. HMM 거래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IB 업계에선 두 기관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라 해석하기도 한다. 앞서 두 기관은 HMM의 경영 정상화를 돕기 위해 2018~2020년 총 다섯 차례에 걸쳐 2조7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두 기관은 잔여 영구채에 대해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전환 여부에 대해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수자와 협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HMM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국내 해운업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자본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HMM의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등이 꼽힌다. 다만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SM그룹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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