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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요즘.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떠올릴 조합이 있다. 바로 파전에 막걸리. 우스갯소리로, 비가 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나는 이유는 파전을 부치는 소리가 빗소리와 흡사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여기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비가 오는 날엔 햇빛을 보지 못해 햇빛과 날씨의 영향을 받으며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한다고 한다. 세로토닌은 아미노산과 비타민B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밀가루에 이 성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 실제로 밀가루가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때문에 밀가루가 많이 포함된 전 종류, 또 이와 잘 어울리는 막걸리를 함께 찾게 되는 것. 밀가루는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소화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막걸리의 풍부한 식이섬유와 유산균이 떨어진 소화 기능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뭐, 아무렴 어떠한가. 빗소리를 들으며 센치하게 혼술도 좋고,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도 좋다. 빗소리를 들으며 싸악 들이키는 막걸리 한잔, 그게 바로 행복 아닐까.
우울한 장마철 당신의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을 자극하기 위해 준비했다. 국내 최대 전통주 판매주점 백곰막걸리의 이승훈 대표가 추천하는 비 오는 날 마시기 좋은 막걸리와 페어링하기 좋은 안주까지. 13년째 전통주에 취해있는 그가 추천해 주는 술이라면 달라도 뭐가 다르지 않을까?
막걸리는 도수가 낮다는 편견은 버려라. 이왕 마시는 김에 진하게 취해보자. ‘흔’하지 않아 ‘힙’하면서도 도수까지 높은 걸로 준비했으니.
1. C 막걸리 시그니처 큐베 / 12도
두 가지 이상의 다양한 부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 것이 개성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막걸리의 기본재료인 쌀과 누룩을 제외한 부재료로 배즙과 건포도, 노간주열매 등 꽤 생소한 재료들이 들어있다. 막걸리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아니기 때문에 매우 재밌는 맛이 난다고. 칵테일 같은 세련된 느낌으로 일반 막걸리보다 2배 정도 높은 12도의 높은 도수이다.
생각보다 도수가 세서 막걸리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12도의 도수는 와인과 사케에 비해서는 낮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도수 대의 술은 배부르지 않으면서도 음식과 곁들일 때 같은 속도로 취하기 좋다. 때문에 반주로 좋은 술이라고.
산뜻한 과실의 향과 곡물향이 양조 방법에서 잘 의도된 적당한 산미와 어우러져 맛이 세련됐다. 아예 모르고 먹으면 깜짝 놀랄 수 있지만 마시다 보면 중독되는 스타일의 막걸리.
쌀과 누룩 물을 제외하고 크게 특별한 재료는 없지만 맛은 특별하다. 탄산이 없어 깔끔하고 산미가 두드러지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산미가 강조되는 대표적인 술 중 맥주에는 사우어 비어, 와인에는 화이트와인이 있는 것처럼 막걸리에는 서촌막걸리가 있다. 산미가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이상하게 꼭 생각나는 술이라고. 느끼하고 기름진 안주와 먹을 때 도수와 산미가 있는 서촌막걸리를 곁들인다면 안주와 술의 무한루프를 경험할 수 있다.
쑥이 주재료로 들어갔다. 쑥 향이 세진 않지만, 일종의 허브이기 때문에 허브향이 많이 난다. 막걸리의 맛은 아니고 진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헤비한 안주에 곁들이면 입 안을 상쾌하게 리프레쉬 시켜줄 수 있는 술. 피니쉬에서는 쑥의 쌉쌀한 맛이 나는데 쌀에서 오는 단맛과 쑥에서 나오는 쌉쌀한 맛의 밸런스가 잘 어우러진다. 무거운 듯싶으면서도 막걸리 치고 개운한 느낌이다. 쑥에서 나는 숲속의 향이 비를 연상시켜 준다고. 고기류 혹은 전류랑 먹을 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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