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었던 가운데 하반기 출격할 대형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 멈칫했던 주식 계좌 증가세에는 다시 속도가 붙고, 미성년자 자녀까지 가족을 총동원해 계좌를 늘리려는 이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6589만2271개로 전월 대비 51만8886개 늘었다. 월별 계좌 증가 수가 50만개를 넘은 것은 지난해 5월(55만6581개) 이래 약 1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들어 활동계좌 수는 매월 20만~30만건에 그친 바 있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는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들어있으면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 거래에 쓰인 적이 있는 계좌를 뜻한다. 신규 계좌를 만들거나 휴면 계좌를 다시 이용하기 시작하면 늘어난다. 시장이 활황이던 지난해 1월엔 한 달 만에 360만개 이상 증가했지만,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제자리걸음이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증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주식 투자에 발을 들이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해석했다. 특히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붙었다는 점을 주요하게 언급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대어급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미리 계좌 개설에 나서는 사례도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 투자자들은 미성년 자녀 명의까지 동원해 미리 계좌 늘리기에 나섰다. 공모 물량의 50% 이상을 최소 수량만큼 청약한 이들에게 동일한 수량만큼 나눠주는 균등 배분제가 적용되면서 가족 명의 계좌를 총동원하는 것이 청약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4월부터 미성년자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서 계좌 수 증가에 속도가 붙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4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시작한 키움·NH투자·KB증권의 미성년자 신규 계좌 수는 4월~7월(23일 기준) 4개월간 5만4885건 늘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에 따라 계좌 개설 수는 편차가 있지만,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 후 (증가) 효과가 컸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증권사의 경우 월별 미성년자 신규 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 하반기 대비 1.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상장 당일 주식에 대해 공모가의 60~400%까지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첫날 기대 수익률은 ‘따상’(기준가 2배 형성 후 상한가 달성)에서 ‘따따블’(공모가의 4배)로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SK에코플랜트 등 조(兆) 단위 대형 기업 공개도 확대되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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