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분기째 신기록 행진
이익률 10%, 테슬라 뛰어넘어
고수익 차량 판매 늘며 실적 경신
SUV 판매 비중 절반 넘어
현대자동차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로 올 2분기(4∼6월)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개 분기 연속 최대 기록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내 상장사 중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열고 2분기 매출은 42조2497억 원, 영업이익은 4조237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7.4%, 42.2% 늘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38조5236억 원), 영업이익은 올 1분기(3조5927억 원)를 각각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3조3592억 원)부터 3분기 연속 신기록 행진 중이다. 아직 모든 기업의 실적발표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는 잠정 영업이익이 6000억 원에 그친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2개 분기 연속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기업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10.0%를 기록하며 2013년 2분기(10.4%)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이윤을 많이 남기기로 유명한 테슬라의 2분기 영업이익률(9.6%)을 현대차가 뛰어넘은 것이다.
올 상반기 전체 매출(80조284억 원)과 영업이익(7조8306억 원)도 기존 최고 기록이던 지난해 하반기(매출 76조2290억 원, 영업이익 4조9110억 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현대차의 최대 실적 경신은 ‘비싼 차’를 많이 팔아서 얻은 결과다.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 부분에서 판매 확대가 이어진 덕이다. 현대차 전체 판매량 중에서 SUV와 제네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분기에는 각각 40.1%와 2.4%였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52.8%와 5.9%로 크게 뛰었다.
친환경차 도매 판매도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12만9000대였던 것이 올 2분기에는 48.8% 증가한 19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이유로 2019년 2분기(110만5000대)보다 올 2분기(106만 대)의 전체 차량 판매 대수가 적었음에도 오히려 영업이익은 더 좋아졌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현대차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단순히 시장이 좋아져서가 아니다”라며 “SUV 모델 판매 강화를 통해 이익을 내고 있다. 경기 둔화에도 저수익 차종 판매가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세가 계속되자 현대차는 올 1월에 발표했던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매출액 성장률은 기존 10.5∼11.5%에서 14∼15%로 수정했다. 영업이익률은 6.5∼7.5%에서 8∼9%로 올려 잡았다. 다만 현대차가 수혜를 입지 못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 원화 가치 상승 등은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가는 데 있어 불안 요소다. 이와 관련해 서 부사장은 “주요 시장의 견조한 수요와 5세대 싼타페, 아이오닉5 N 등 신차 출시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의 2분기 실적 발표는 27일로 예정됐다. 현대차·기아는 올 1분기(1∼3월) 합산 영업이익이 6조4000억 원으로 사상 첫 6조 원의 벽을 깼는데 이번에도 신기록이 예상된다. 기아는 3조1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대차 실적까지 합치면 무난히 7조 원의 벽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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