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백색 황금’ 리튬을 확보해야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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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최근 인기 절정인 ‘배터리 전쟁’의 저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배터리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는 “앞으로 5년은 한중일 3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계속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10년 후에는 미국, 유럽에 따라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백색 황금’으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광물이다. 리튬 금속은 리튬 정광을 채굴하거나 염호(소금 호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원재료 생산, 그리고 이를 제련해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나뉜다.

현재 사용되는 리튬은 대부분 카메라, 노트북 컴퓨터의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전지에 사용된다. 또 전기차에도 리튬전지가 많이 쓰이고 있어 전기차 사용이 일반화되면 리튬의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이런 리튬의 세계 매장량 절반가량을 갖고 있는 지역이 남미의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인데 이 중 볼리비아가 가장 많은 매장량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2010년 3월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3개 기관의 결의로 시작됐다. 한국 사업단은 볼리비아 염수를 이용한 독자적인 탄산리튬 제조 기술 개발을 통해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었다. 프랑스, 일본, 독일,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가 볼리비아 리튬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우리나라 사업단이 최종 선정됐던 이유는 우리에게 독창적인 리튬 개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튬을 얻기 위한 한국의 노력은 볼리비아 정부를 감동시켰고 마침내 2011년 7월 한국과 볼리비아 간 리튬 사업이 성사됐다.

그런데 볼리비아가 최근 중국, 러시아 업체와 잇달아 협약을 맺는 등 리튬 개발과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국영 원자력공사 로사톰의 자회사인 우라튬원 그룹이 볼리비아 국영광업공사 코미볼과 합작해 파스토스 그란데스 염전에 2만5000t 규모의 탄산리튬 공장을 짓는 협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 시틱궈안도 8억57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코미볼과 합작해 우유니 염호에 탄산리튬 공장을 짓는 협약을 맺었다. 약 3개월 후 착공에 들어갈 이번 프로젝트들을 통해 볼리비아는 2025년부터 약 10만 t의 탄산리튬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은 중장기적으로 리튬 공급 증가로 이어져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볼리비아의 리튬 생산 확장 의지를 우리의 리튬 공급망 확보에 잘 활용해야 한다. 과거 우리 정부가 다른 국가보다 먼저 볼리비아 리튬 사업을 따낸 노하우를 발판 삼아 민관이 협력해 리튬 확보에 나서야 한다.

#배터리 전쟁#백색 황금#리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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