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을 멈추고 ‘추세 상승’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 내 지역별로 상승과 하락이 혼재해 상승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7월 4주(24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전 주 대비 0.07% 상승해 직전주(0.07%)와 같은 상승폭을 보였다.
서울 강북 14개구가 평균 0.06% 오르면서 직전 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보였고, 강남 11개구는 0.08% 올라 지난주(0.07%)보다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강북 지역에선 마포구(0.16%)가 아현·공덕동 대단지 위주로, 성동구(0.12%)는 금호·옥수동 주요단지 위주로, 동대문구(0.1%)는 장안·용두동 위주로 상승했다. 용산구(0.09%)도 이촌·한남동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하면서 강북의 전체 상승세가 지속됐다.
강남 지역에서는 송파구(0.14%)가 신천·잠실동 주요단지 위주로, 양천구(0.12%)는 목·신정동 구축 위주로, 강동구(0.11%)는 상일·고덕동 신축 위주로, 강남구(0.09%)는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해 강남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4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4으로 전주(87.0) 대비 0.4P 올랐다. 지난 2월 4주(66.3) 저점을 찍은 뒤 21주 연속 상승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편차가 나타났다. 영등포·양천구가 있는 서남권(84.4→85.1), 종로·용산구 등이 있는 도심권(88.6→91.0)은 전주에 비해 상승했다.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동북권 지수는 88.0에서 88.5로 상승했다.
반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은 89.2에서 89.0으로 전 주 대비 소폭 하락했다. 마포·서대문구가 속한 서북권도 86.0에서 85.1로 하락했다.
민간지표인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월 4주 서울 아파트가격은 4주연속 보합(0.00%)을 보였다. 서울에서 상승을 보인 지역은 강남(0.01%), 동작(0.01%), 성동(0.01%), 성북(0.01%), 중랑(0.01%)의 5곳 뿐이었다. 반면 노원(-0.03%), 양천(-0.01%) 2곳은 재건축 호재가 있음에도 하락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가격을 가늠하는 통계들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을 ‘대세상승’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추세상승’ 분위기에는 올라갔다는 평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반기 거래량을 고가지역들이 주도하면서 끌어올렸고, 실거래가 지표는 올해 초부터 계속 상승세였다”며 “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는 이상 추세상승은 당분간 이어질거 같다”고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상승폭의 급등은 없지만 가격이 미미하게라도 오르고 있어서 시차나 흐름 속도 등이 다를 수는 있지만 상승세를 탔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상승전환이 나오고 있지만 추세적으로 쭉 이어져가기에는 어렵다고 본다”며 “거래량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매물도 계속 늘고 있고, 거래도 평년수준에 비해서는 아직까지도 거래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래수요가 서울 일부로 당겨져 온 것이라고 보고 있고, 여전히 금리가 높고 대다수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서울 집값을 고점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하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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