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빠진 순살 아파트 보강공사하면 안전할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3일 13시 18분


강판을 천장과 기둥 상부에 대고 고정하는 방식 일반적
추가 '새끼 기둥' 설치하는 방식도 사용…상황 맞게 적용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이 확인된 아파트 15개 단지에 대해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검증된 공법으로 보강 공사가 이뤄지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LH는 15개 단지 중 3개 단지의 보강 공사를 완료했고, 나머지 12개 단지에 대한 보강 공사는 내달 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만큼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 철근(전단보강근)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보강 철근은 가로 세로로 엮여 있는 철근을 감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검단 아파트의 경우 필요한 만큼의 철근을 쓰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

LH의 보강은 콘크리트 판(슬래브)을 보완하는 식이나 기둥을 추가로 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장 일반적인 슬래브 보완 방식은 천장의 하중을 받치는 면적을 키우기 위해 철근이 누락된 기둥 상부에 강판을 대고 고정하는 방식이다.

철근 역할을 하는 강판을 천장에 붙이고 기둥 상부를 볼트로 고정한다. 슬래브 보완 방식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기둥과 기둥 사이에 철제로 된 이른바 ‘새끼 기둥’을 설치하는 방식도 활용될 전망이다. 보강 방식은 각 단지 특성에 맞게 결정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슬래브 보완 방식으로 보강이 이뤄지나 각 단지 별로 상황에 맞춰 추가 기둥을 설치하는 방식도 적용될 수 있다”며 “보강 공사가 이뤄지면 현재 설치돼 있는 잭서포트(하중 분산 지지대)는 제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LH가 전면 재시공을 하지 않고 보강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시멘트 강도는 기준치를 넘어 붕괴 위험이 극히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재시공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멘트 강도인데 15개 단지 모두 강도가 기준치보다 높았다”며 “재시공까지 갈 것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입주민들은 보강하는 것 자체가 원래 설계보다 성능이나 기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외부 보강도 안전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한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단 교수는 “일반적으로 슬래브 쪽에 철근 역할을 해주는 강판을 댄다든지, 와이어를 집어넣어 당겨준다든지 아니면 탄소 섬유 같은 것을 붙이는 방식으로 보강을 하게 된다”며 “보강하는 것 자체가 원 설계보다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보강은 검증된 공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강판을 기둥과 슬래브 쪽에 붙인다면 슬래브와 강판이 완전히 밀착이 돼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온도차나 균열에 의한 수분 등의 이유로 떨어질 수 있다”며 “떨어지게 되면 설계에서 요구한 만큼의 성능이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점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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