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되살아난 삼풍의 공포[황재성의 황금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5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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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순살 아파트’ 오명에 불신 받는 무량판 구조
2: 벽식 구조보다 층간소음 감소 효과 등 장점 많아
3: 삼풍백화점 붕괴는 부실 설계·시공이 주 원인
4: 4월 붕괴 LH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삼풍 축소판
5: 7일(월요일)부터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 시작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최근 대들보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 건물 하중을 견디는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 붕괴되는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해 1월 발생했던 광주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현장 모습이다. 이 아파트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지어졌다.  동아일보 DB
최근 대들보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 건물 하중을 견디는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 붕괴되는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해 1월 발생했던 광주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현장 모습이다. 이 아파트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지어졌다. 동아일보 DB
최근 ‘무량판 구조’라는 말이 연일 언론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무량판(無梁板)은 ‘없을 무(無)’와 ‘대들보 량(梁)’이라는 말 그대로, 대들보가 없는 건축물 구조 형식을 말합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그 시작은 올해 4월 29일 발생한 인천 검단 LH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였습니다. 이날 밤 11시 25분경 지하 1층과 지하 2층 주차장 슬래브가 한꺼번에 무너진 일입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준공(2023년 10월)을 눈앞에 둔 새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2년 전인 2021년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건물 붕괴 사고, 지난해 1월 6명의 희생자를 냈던 광주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건축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대적인 사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설계 단계부터 시공-시설물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관련 법규나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납니다. 또 무량판 구조가 사용된 사실도 확인됩니다. 이에 한국도시주택공사(LH)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건설한 지하주차장 91곳을 전수 조사했는데, 15곳에서 결함이 발견됩니다.

이 과정에서 부실공사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던 ‘삼풍백화점’이 소환됩니다. 28년 전인 1995년 6월 붕괴되면서 약 1500명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인명피해를 일으켰던 이 백화점에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무량판 구조에 대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됩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일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로 지어졌거나 짓고 있는 아파트 293곳(7월 31일 현재 기준)을 점검하겠다고 발표합니다. 대상은 지하주차장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생활하는 주거시설도 포함됩니다.

또 필요시에는 2017년 이전 준공된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에 대해서도 점검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점검 대상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현존하는 모든 건축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무량판 구조를 둘러싼 혼란이 올해 말을 넘어서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무량판 구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무량판 구조를 포함한 아파트를 지을 때 사용하는 철근콘크리트를 활용한 구조 형식들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또 삼풍백화점의 붕괴 원인도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현재 확산되는 무량판 구조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다소 과장됐기 때문입니다.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정부의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점검계획도 톺아보겠습니다.

● 기둥식 vs 벽식 vs 무량판의 특징
그래픽 오른쪽은 LH가 무량판 구조로 지은 전국 아파트 지하주차장 91곳을 조사한 결과, 기둥과 슬라브 연결부위에 추가됐어야 할 보강철근(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15곳을 표시한 지도이다. 오른쪽은 철골콘크리트 아파트에 적용되는 3가지 구조방식의 특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그래픽 오른쪽은 LH가 무량판 구조로 지은 전국 아파트 지하주차장 91곳을 조사한 결과, 기둥과 슬라브 연결부위에 추가됐어야 할 보강철근(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15곳을 표시한 지도이다. 오른쪽은 철골콘크리트 아파트에 적용되는 3가지 구조방식의 특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철근이 들어간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지어집니다. 이때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뼈대에 해당하는 구조물은 크게 3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우선 기둥과 대들보. 슬라브로 전체 건물의 하중을 견디도록 하는 ‘기둥식(라멘식) 구조’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대들보를 뺀 게 ‘무량판 구조’입니다. 아예 기둥도 없애고 대신 벽으로 하중을 지탱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벽식 구조’라고 합니다.

기둥식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보가 설치되고 그 위에 슬라브가 얹히는 만큼 층고가 높아집니다. 또 벽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어 내부 공간 변경이 자유롭고, 리모델링도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층간 소음 방지에도 유리합니다. 다만 공사비도 무량판이나 벽식보다 많이 듭니다. 공사 기간도 상대적으로 깁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둥식이 벽식이나 무량판에 비해 직접공사비는 5~6% 정도, 전체적인 비용까지 감안하면 30%까지 비쌀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벽식은 기둥 없이 벽이 천장 슬래브를 떠받치는 형태입니다. 3가지 구조 형식 가운데 공사비가 가장 적게 들고, 공사 기간도 짧습니다. 보를 넣지 않는 만큼 층고가 낮습니다. 층고가 낮다는 것은 정해진 용적률에서 더 많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층간소음에 취약하고, 벽체를 허물 수가 없어 내부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고, 리모델링도 쉽지 않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지어지는 아파트는 거의 대부분 벽식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점 때문입니다. LH가 지난 2021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에 공급 예정인 LH아파트 14만1184채 가운데 벽식구조가 11만 850채로 83.9%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기둥식 구조는 1만 9573채로 13.8%에 불과했습니다.

무량판은 대들보를 없앤 만큼 시공이 간단합니다. 대신 층고를 높일 수 있고, 보가 없어서 천장에 다양한 설비를 설치하기가 쉽습니다. 기둥식 구조 다음으로 층간 소음도 적습니다. 기둥식만큼 내부 공간 활용도도 높고, 리모델링에도 유리합니다. 다만 공사비가 기둥식 다음으로 많이 듭니다.

국내에서는 한동안 무량판 구조는 기피 대상이었습니다. 비싼 공사비 탓도 있지만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여파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급 아파트에서 많이 채택합니다. 층고를 높이고 자유롭게 내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다 벽식보다는 층간 소음 방지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무량판의 최대 단점은 슬라브와 기둥이 만나는 지점에 하중이 몰리면서 붕괴할 위험이 크다는 점입니다. 즉 수평하중에 취약하고 한 번 무너지면 슬라브가 시루떡처럼 포개지면서 아래로 떨어지게 돼 인명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둥과 슬라브가 만나는 지점에 지지판을 덧대거나 기둥의 대가리 부분을 크게 만듭니다. 기둥과 슬라브 연결 부분에 철근을 추가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이런 철근을 ‘전단보강근’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경우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삼풍백화점 붕괴는 설계부터 붕괴를 향한 걸음 시작
1995년 6월 발생했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502명이 죽고, 6명이 실종하고, 93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단일사고로는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이다. 사진은 붕괴 당시 삼풍백화점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1995년 6월 발생했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502명이 죽고, 6명이 실종하고, 93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단일사고로는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이다. 사진은 붕괴 당시 삼풍백화점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무량판 구조에 대한 불안감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95년 6월 29일 발발한 이 사고로 사망 502명, 실종 6명, 부상자 937명에 달하는 초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합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인명피해 사고 가운데 단일 건으로는 가장 큰 것입니다.

당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검찰의 요구로 꾸려졌던 조사단의 일원이었던 정란 단국대 석좌교수가 2005년 발표한 보고서(‘삼풍백화점, 왜 무너졌나’)는 원인을 잘 요약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사고조사단이 사고 직후부터 4개월 동안 설계, 시공/감리, 유지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시 서울지방검찰청이 발행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수사 및 원인규명 감정단 활동 백서’를 발췌해 정리한 것입니다. 사고 발생 10주년을 맞아 사고 원인을 재조명함으로써 일반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작성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잘 알려진 대로 삼풍백화점은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부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우선 설계단계에선 건물 5층을 당초 롤러스케이트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가 식당가로 용도변경을 했지만, 그에 걸맞은 구조설계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 최초 설계에서 3차례에 걸쳐 설계 변경을 진행했는데, 구조계산서와 구조설계도면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다수 발견됐습니다. 심지어 일부 기둥의 구조설계도면은 구조계산서에서 요구한 기둥 크기나 철근량이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백화점은 설계부터 붕괴를 향한 발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기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시공단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잦은 백화점 건물 용도변경으로 설계도면을 수시로 바꾸면서 정상적인 공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철근 등도 설계도와 달리 엉터리로 시공된 경우가 적잖았습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결함은 무량판 구조의 안전에 핵심 시설인 기둥과 슬라브가 만나는 지점을 보강하기 위해 설치해야 할 지지대(‘지판’)를 누락하거나 기준에 크게 미달한 상태로 시공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시설물 이용과정(유지관리)에서도 적잖은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5층을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식당가로 바꾸면서 대리석 및 화강석 등 마감재 설치, 온들 설치 등으로 당초 설계값보다 4배 이상 하중이 늘어났지만 적절한 보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 구조계산서에 반영되지 않은 냉각탑을 설치하는 등 건물 안전에 심각한 훼손이 이뤄지는 일들이 적잖게 이뤄졌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종합해 “(1989년 12월 이후 1995년 6월 붕괴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장기간에 걸쳐 균열이나 처짐 등 붕괴에 선행되는 여러 징후가 발생했는데도 안전진단을 소홀히 하고, 대처에 미흡하면서 엄청난 참사가 발생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 붕괴된 인천 LH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자재도 부실
올해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LH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삼풍백화점 때와 마찬가지로 설계부터 시공, 건물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실이 원인이었다. 사진은 사고 당시 검단 LH아파트 전경이다. 동아일보 DB
올해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LH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삼풍백화점 때와 마찬가지로 설계부터 시공, 건물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실이 원인이었다. 사진은 사고 당시 검단 LH아파트 전경이다. 동아일보 DB
지난 4월 붕괴된 인천 검단 LH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조사 결과, 삼풍백화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즉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축소판으로 여길 정도로 부실이 적잖았습니다.

우선 설계부터 하자가 많았습니다. 정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달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32개 기둥 전체에 전단보강근을 설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설계도에는 절반에 가까운 15곳에 전단보강근 설치 표시가 누락돼 있었습니다. 이 15개 기둥은 모두 지하주차장 붕괴과정에서 부서졌습니다.

이처럼 설계도에서 전단보강근 설치가 누락된 이유는 공사비를 줄이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기보다는 실수에서 빚어진 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지하주차장 91곳을 조사한 뒤 지난말 30일 발표한 자료(‘지하주차장 무량판구조 안전점검 추진현황’)에서도 확인됩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91곳 가운데 15곳에서 전단보강급 미흡이 발견됐고, 이 가운데 10곳에서 설계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원인은 크게 3가지였습니다. ▲실시설계 단게에서 건축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구조계산을 반영하지 못했거나 ▲구조계산은 했는데 구조도면에 옮기는 과정에서 누락했거나 ▲ 구조계산 프로그램에 계산식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였습니다.

시공도 문제였습니다. 붕괴되고 남은 8개 기둥을 조사한 결과 절반인 4개가 설계도면과 다르게 전단보강근이 누락돼 있었습니다. 시공과정에서 누락 역시 철근을 빼돌리기 위한 경우보다는 철근 배근 설계도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건설현장에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현실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과정상 문제를 감독할 감리도 엉터리였습니다. 감리는 시공사가 철근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만드는 ‘샵 드로잉’이라는 도면을 확인한 뒤 승인하는 절차를 책임지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재도 부실했습니다. 무엇보다 기둥이나 슬래브를 만드는 콘크리트 품질이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사고 구간 콘크리트 강도를 시험한 결과 설계도 요구 수준의 70%에 불과했습니다. 통상 설계 강도의 85% 이상이 돼야 하는데, 이를 크게 미달한 것입니다.

유지관리도 허술했습니다. 해당 지하주차장은 상부에 어린이 물놀이터가 들어서는 공간이었습니다. 건설사는 이를 위해 흙을 1.1m 쌓고 나무 등을 식재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놀이터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흙을 지하주차장 상부로 2m 넘게 쌓아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시적으로 과부하가 걸린 셈입니다. 또 붕괴사고가 일어나기 전 비가 와 흙이 물을 머금으면서 하중은 더욱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10월에 무량판 구조 아파트 안전 종합대책 발표
국토교통부는 7일(월요일)부터 9월 말까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293곳(7월 말 기준)에 대한 전수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사진은 원희룡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30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무량판 구조 주차장의 보강철근(전단보강근) 누락에 대한 대책 회의를 갖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는 7일(월요일)부터 9월 말까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293곳(7월 말 기준)에 대한 전수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사진은 원희룡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30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무량판 구조 주차장의 보강철근(전단보강근) 누락에 대한 대책 회의를 갖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가 3일 발표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는 LH 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문제들이 민간 아파트에서도 존재하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대상은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188곳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105곳 등 모두 293곳입니다. 이는 7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입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그 숫자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조사는 9월 말 완료를 목표로 7일(월요일)부터 시작됩니다. 통상 아파트 안전점검에는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이번에는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필수 점검 대상에 초점을 맞춰 신속하게 진행해 기간을 대폭 단축한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조사는 민간 안전진단 전문기관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국토안전관리원이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또 조사 대상 범위는 지하주차장 등 공용시설뿐만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는 거주공간인 주거동(아파트)도 포함됩니다.

정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면 2017년 이전에 준공된 단지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조사 결과 철근(전단보강근) 누락 등과 같은 문제가 발견된다면 시공사가 올해 말까지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만약 건설 과정에서 법령 위반 행위가 적발된 설계·시공·감리업체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할 방침입니다. 설계자의 경우 건축법과 건축사법 등에 따라 2년 이하 지역,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등록취소나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습니다.

시공자는 건설기술 진흥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20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등록취소,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처분, 감리자는 1년 이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등록말소,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각각 받게 됩니다.

정부는 또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와 인천 검단 LH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원인 등을 종합해 10월 경에는 무량판 구조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무량판구조를 특수구조물에 포함시켜 안전 확인절차를 강화하고, 상세 설계기준을 보완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정부는 건설 이권 카르텔 혁파방안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인천 검단 LH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서 설계도 이상이나 시공 문제점 등을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가 자기 몫을 다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정부는 그 배경에 이권 카르텔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LH에 일감을 따내기 위해 설계나 감리업체가 눈치를 보거나, LH 퇴직자를 영입하는 등 짬짜미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감리의 시공사로부터의 독립성 확보와 전문성 강화방안, 설계·감리의 전관 유착 방지 방안 등을 제시할 방침입니다. 여기에는 LH의 전관 예유 방지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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