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美금융그룹도 도입… 전세계에 새로운 근무 문화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5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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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엔데믹 시대 진화하는 근무제도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워케이션
씨티그룹 등 2∼4주 원격 근무 허용
FT “가장 떠오르고 있는 근무 형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워케이션’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별도로 새로운 근무 문화이자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산업계에서도 워케이션이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영국 유고브가 올해 1월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장인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3%는 1년 안에 워케이션에 참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18∼34세 응답자의 65%가 워케이션 참여 의지를 보였다. 워케이션 장소로는 이탈리아(42%)와 호주(36%), 캐나다(32%) 등을 선호했다.

미국에선 구글, 씨티그룹,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의 기업이 직원들이 2∼4주간 관리자의 승인을 거쳐 어느 지역에서든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미국에서도 근무 시간을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는 대형 금융그룹이 워케이션을 허용한 것을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팬데믹 시기에 나타난 다양한 근무 형태 중 워케이션이 떠오르고 있다”며 “상당수 기업이 워케이션을 팬데믹 이후 경직된 노동 시장에서 직원들에게 무료 혜택처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일부 기업은 조직을 이끌고 있는 임원에게도 워케이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근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프랑스의 미디어 업체 퍼블리시스는 지난해부터 임직원들이 지사를 둔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1년에 최대 6주간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퍼블리시스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인 달리아 하미예도 일주일간 레바논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하기로 했다. 레바논에서 2주간 휴가를 먼저 보낸 뒤 워케이션 형태로 현지에서 근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영국 일렉트로헤즈는 공동 창업자 리처드 비치가 사무실이 있는 런던을 떠나 해안가인 콘월에서 일주일간 서핑을 즐기며 원격으로 근무했다. 비치는 “혁신적인 경험이었다”며 “(워케이션이)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전했다.

사실 워케이션이 처음 활성화한 지역은 일본이다. 일본 관광청과 지방자치단체는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며 다른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워케이션 활성화 정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추진했다. 와카야마현은 2017년부터 일본 지자체 중에서도 선제적으로 워케이션 사업을 시작했다. 일본 영자 매체 저팬타임스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251개 기업이 와카야마현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이타현, 후쿠오카현 등도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워케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2023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기준 일본의 워케이션 시장 규모가 1084억 엔(약 9790억 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697억 엔)보다 55.5% 증가한 수치다.

#美금융그룹#새로운 근무 문화#엔데믹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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