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소관 새마을금고 포함
PF대출 집행 내역 보고 지시
사업구조 복잡, 감시 제대로 안돼
경남銀 횡령사건 재발 방지 나서
경남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자의 560억 원대 횡령 및 유용 사건을 계기로 금융당국이 전(全) 금융권의 부동산 PF 자금 집행 점검에 나섰다. 거액의 복잡한 대출구조를 갖고 있는 부동산 PF 사업구조상 횡령 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3∼4일 증권사와 보험사, 캐피털사, 상호금융권 등 모든 금융권에 부동산 PF 자금 집행 내역을 점검해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앞서 2일 금감원은 은행권을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금감원은 점검에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초 이뤄진 부동산 PF 건전성에 대한 점검과 달리 개별 부동산 PF 대출의 실제 자금 집행 내역을 일일이 점검해 경남은행 횡령건과 같은 사건·사고가 더 있는지 들여다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부동산 PF 관련 횡령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는 KB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에서 각각 94억 원과 58억 원에 이르는 부동산 PF 관련 횡령 사건이 적발됐다. 최근 드러난 경남은행 횡령(403억 원)을 포함해 이들 사건은 모두 부동산 PF를 담당한 직원이 장기간 여러 차례에 걸쳐 거액을 빼돌렸지만 내부 감시망을 피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시행사와 금융회사, 부동산 신탁회사 등 여러 관계자가 맞물려 사업이 진행되는 부동산 PF의 복잡한 구조가 ‘감시 사각지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사업 특성상 대출 규모가 크고, 개발 공정에 따라 자금이 여러 번 나뉘어 집행되는 것도 돈을 빼돌릴 여지를 준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회사가 함께 사업을 벌이는 부동산 PF 특성상 중간에서 돈을 관리하는 금융회사에서 범행이 벌어져도 나머지 사업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번 점검 대상에는 행정안전부 소관으로 금융당국의 감독 대상이 아닌 새마을금고도 포함됐다. 새마을금고 연체율 급증을 계기로 지난달 초에 출범한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 지원단’에 부동산 PF 자금 집행 내역 점검을 권고한 것. 앞서 새마을금고중앙회 직원 2명이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7건의 부동산 PF 대출 과정에서 수수료 39억 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발표된 저축은행권의 PF 대출 내부통제 강화 방안에는 ‘영업-심사-자금 송금-사후관리’ 업무에 대해 담당부서나 담당자 직무를 분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송금 시스템을 개선해 수취인을 임의로 바꾸지 못하도록 하고, 대출금을 사전에 등록된 계좌로만 입금하는 규정도 들어 있다.
금융 횡령 사건이 잇따르지만 회수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에 따르면 2018∼2022년 금융권에서 총 870억8100만 원(총 83건)의 횡령 사건이 터졌지만 이 중 회수된 금액은 61억3100만 원(7.04%)에 그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회사에서 벌어지는 횡령 사건에 대해선 가중처벌을 해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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