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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반기 경상수지 ‘깜짝’ 흑자…하반기는 ‘불투명’
뉴시스
업데이트
2023-08-08 10:52
2023년 8월 8일 10시 52분
입력
2023-08-08 10:51
2023년 8월 8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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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24.4억달러 흑자…‘적자’ 전망서 반전
수입 하락폭 컸던 불황형 흑자 영향
유가 오름세·中 경기 부진에 하반기는 ‘안갯속’
남주현 기자 =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깜짝’ 흑자를 달성했다. 상품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해 힘을 보태고 본원수득수지가 2달째 흑자를 보인 결과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수입 하락폭이 수출보다 더 큰 불황형 흑자 상황에서 국제유가 오름세와 중국 경기 회복 속도 지연에 따라 연간 흑자 달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8월 발표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 19억3000만 달러 흑자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로 당초 한은이 상반기 16억 달러 적자를 예상한 상황에서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248억7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10분의 1로 줄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다수 기관이 상반기 적자를 예상했던 점에 비춰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상품수지 3개월 연속 흑자…승용차 주도·반도체 부진도 완화
항목별로 보면 6월 상품수지는 39억8000만 달러 흑자로 3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5월 기록한 18억2000만 달러에 비해 2.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수출이 잘되기 보다는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가 양상을 보였다.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9.3% 감소한 54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승용차 수출은 59억8000만 달러로 52.9% 증가했지만, 반도체는 75억5000만 달러로 35.6%, 가전제품도 6억6000만 달러로 38.3% 줄었다.
수입은 501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0.2% 감소했다. 소비재 수입은 6.8% 증가했지만,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이 각각 18.5%, 9.1% 줄었다.
이 결과 상반기 수출은 3108억8000만 달러, 수입은 3143억5000만 달러로 상품수지는 34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여행↑서비스 수지 ‘적자’…본원소득수지는 ‘흑자’
6월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6월 출국자수 증가로 여행수지가 12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적자폭을 확대했다. 다만, 건설수지와 운송수지는 각각 4억3000만 달러, 2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48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흑자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5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본원소득 수지 개선에는 연초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해외 배당 소득이 늘어난 효과다. 기획재정부는 해외 유보금의 국내 투자 유도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낸 배당금 95%를 비과세하고 5%만 법인세를 부과하도록 세제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서비스 수지는 119억3000만 달러 적자를, 본원소득수지는 194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16억5000만 달러 적자다.
◆하반기 전망은 ‘안갯속’…유가 상승·中 회복 ‘변수’
상반기 경상수지의 예상 밖 흑자에도 하반기 전망이 밝지 만은 않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가 모두 주춤한 가운데 본원소득수지 개선에 기댄 흑자라는 점에서다. 한은은 하반기 경상수지 256억달러 흑자와 연간 240억달러 흑자를 전망한 바 있다.
상품수지가 최근 3개월 연속 플러스로 흑자폭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입 하락폭이 수출보다 큰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도 지속 여부에 의문 부호가 달린다.
신 국장은 “승용차 수출이 양호했고 반도체는 약세를 보였지만, 5~6월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 “에너지 수입쪽의 가격 약세 현상이 지속되며 수입 감소가 컸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상품수지 흑자는 유가 하락에 기댄 측면이 컸다는 얘기다.
문제는 최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수입 하락 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신 국장은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며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유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 유보금 국내 유입이 지속되며 본원소득은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엔데믹에 해외 여행 수요가 늘며 서비스수지도 한동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국장은 “하반기에는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많이 있어서. 연간 전망치 달성을 예단하기 힘들다”면서 “국제유가 동향과 중국 등 주요국의 회복 속도 등이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전문가 역시 경상수지가 본격 흑자에 돌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하반기 들어갈수록 에너지 수입이 늘어나며 무역수지도 적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반도체가 살아나긴 하겠지만, 중국 리오프닝 속도가 예상보다 못한 점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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