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스템에 등록조차 안돼 누락
무량판 단지 규모 처음엔 잘못 파악
원희룡 “LH, 이러고도 존립 근거 있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전수 조사했다고 밝혔지만, 조사 대상에서 10개 단지를 빠뜨린 것으로 뒤늦게 나타났다. 전수 조사조차 부실해 LH 내부 기강이 심각하게 무너져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H는 9일 무량판 구조 아파트 안전점검 대상에서 경기 화성 비봉지구 A-3BL 단지 등 총 10개 단지, 7167채가 누락돼 긴급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준공 단지는 3곳(3492채), 공사 중 단지는 4곳(2534채), 착공 전 단지는 3곳(1141채)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작업 현황조차 파악 못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 근거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번에 누락된 단지는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이 안 돼 조사 대상에 처음부터 없었다. LH는 원 장관의 현장 점검을 앞두고 해당 단지 현황을 파악하다 우연히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LH가 무량판 조사 대상을 잘못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H는 지난달 31일 철근 누락 15개 단지 명단을 공개하며 총 규모를 1만1168채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총 1만1264채로 확인됐다. 863채인 ‘오산세교2(A6블록)’가 767채로 잘못 공개된 것. 또 LH는 “발주 단지 중 주거동에 무량판을 적용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세종에 무량판과 벽식 구조를 혼합한 아파트 1개 동을 지은 게 드러나기도 했다.
무량판 구조 건물에서 보강철근이 누락되면 하중을 지탱하기 어려워 붕괴 위험이 커진다. LH는 올해 4월 무량판 구조의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이 보강철근 누락으로 무너지자 무량판 구조의 LH 발주 단지를 전수조사하겠다며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보강철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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