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좌 개설’ 대구은행 “자체 특별검사…의도적 보고 지연·은폐 없었다”

DGB대구은행 1본점 전경. ⓒ News1

대구은행이 10일 증권거래 실적을 목적으로 고객 동의없이 임의로 계좌 1000여개를 개설한 사건에 대해 의도적 금융당국 보고 지연이나 은폐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 9일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8일 외부 제보 등을 통해 사고 내용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금융소비자보호부에서 민원처리 중 불건전영업행위 의심사례를 발견한 것”이라며 “해당 내용을 즉시 검사부로 이첩했으며, 즉시 자체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일으킨 직원들은 1000여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이들은 고객이 실제 영업점에서 작성한 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한 후 이를 수정해 다른 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객에게 가는 계좌개설 안내문자(SMS)까지 차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구은행이 문제사실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책임까지도 묻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측은 자체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은 정상적 내부통제 절차에 따랐으며, 의도적 보고 지연 및 은폐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 감사 착수 후에는 유사사례 전수조사를 실시해 사실관계 확인 및 직원별 소명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은행 측은 “정도경영에 위배되는 행위에 대해 향후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며 “금감원의 검사에도 성실히 임해 제도 보완을 통해 유사사례 발생 방지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