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를 밑돈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뉴욕증시가 안도했습니다. 10일(현지시간) 3대 지수는 모두 소폭 상승했죠. 다우지수 +0.15%, S&P500 +0.02%, 나스닥 지수 +0.12%.
관심을 모았던 7월 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했는데요. 월가 예상치(3.3%)를 하회한 겁니다. 특히 근원 물가(식료품과 에너지 제외)는 1년 전보다 4.7% 올라서, 6월(4.8%)보다 상승률이 낮아졌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인데요.
이는 곧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거란 뜻으로 시장은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개장 초 3대 지수가 모두 1% 넘게 뛰었고요. 하지만 이내 시장을 진정시키는 연준 인사의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세가 둔화했는데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승리가 우리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데이터 포인트는 아닙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단호하게 끌어내리기 위해 전념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칫국 마시긴 이르다는 뜻인데요. 사실 연준 인사들은 그동안에도 통화정책 피벗 기대감에 주식시장이 달아오르려 할 때마다 한 번씩 찬물을 끼얹곤 했죠. 블룸버그는 “연준이 차기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그들(연준 인사들)은 ‘아직 할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어조를 내기 위해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썼습니다. 아마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제롬 파월 의장은 승리를 선언하진 않을 거라고도 내다봤죠. 섣불리 금리인상 종결을 선언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연준의 신중론과 달리 월가에선 9월은 물론 연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안나 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CPI는 연준의 목표(연 2%)와 일치하는 속도로 근원물가가 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죠.
이날 눈에 띄는 종목은 디즈니입니다. 전날 분기 실적과 함께 디즈니플러스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4.88%나 뛰었는데요.
디즈니는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의 막대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죠. 덕분에 스트리밍 사업부의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긴 한데요. 대신 2분기 전 세계 구독자 수(총 1억4610만명) 역시 1170만명이나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디즈니는 적자 개선을 위해 10월 12일부터 미국 내 구독료를 월 10.99달러(1만4000원)에서 13.99달러(1만8400원)으로 대폭 올린다고 발표했는데요(무광고 멤버십 기준). 아울러 내년부터는 넷플릭스처럼 계정 무료 공유를 단속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출혈 경쟁을 끝내고,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데요. 3년 전 수준으로 떨어진 주가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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