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일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경제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가 회복세라는 데에 지난달보다 힘을 실은 것이다.
최근 무역수지 흑자가 수출보다 수입이 늘어 나타나는 ‘불황형’ 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물량적인 측면에서는 증가했다”며 일축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월별 변동성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물가 상황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기재부는 지난 2월부터 7개월째 우리 경제에 대해 ‘경기 둔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6월과 지난달에는 경기 하방 위험이 완화했다는 평가를 포함했다. 이달에는 지난달 ‘경기 하방 위험 완화’에서 ‘경기 둔화 흐름 완화’로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제조업과 수출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물량적 측면에서 반등 또는 조금 개선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지난달보다는 0.5스텝 정도 긍정적인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이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가 한층 밝아졌지만 ‘월별 변동성’이라는 단서가 달렸다. 이 과장은 이에 대해 “7월, 8월에는 특히나 날씨가 안 좋았다. 그런 것들이 수출, 건설 또는 소비 부분에 계절적인 요인으로 작용해서 약간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기조적으로는 현재 완만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를 보면,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는 증가했지만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과 건설 투자는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고,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했다.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 증가했다.
지출은 소매판매(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1.4%)와 설비투자(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6%)는 증가세, 건설투자(전월 대비 -2.5%, 전년 동월 대비 8.9%)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7월 일평균 수출액은 21억4000만달러로 반도체와 석유제품 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5% 감소했다.
이 과장은 “전체적인 수출 금액 흑자는 10월 나타날 것으로 지금 현재 예상하고 있다”며 “7~8월은 수출금액 기준으로는 좋은 모습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8월 첫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금액 기준으로 올해 들어 수출금액이 가장 좋다. 반도체는 전반적인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나타나는 무역수지 흑자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는 “단순하게 수출 금액만 감소했고 물량적인 측면에서는 증가를 했다”며 “불황형 흑자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구체적인 수출 물량에 대해선 “전체 수출 물량이 5월까지 마이너스였다가 6월 7.5% 증가했고, 반도체는 4월까지 마이너스였지만 5월 8.1%, 6월 21.6%로 크게 증가했다”며 “7월도 수출 물량은 플러스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 대비 2.5포인트(p) 오른 103.2였다. CSI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기업 심리를 나타내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월 실적과 전망 모두 각 2p씩 하락해 74와 73을 기록했다.
현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6월 전월 대비 0.2p 하락했다. 다만 미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p 상승했다.
7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1만1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6월 33.3만명에서 10만명 이상 대폭 줄었다. 실업률은 2.7%로 전년 동월 대비 0.2%p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7%에서 7월 2.3%로 오름 폭이 축소됐다.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3%,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3.9%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보다 1.8% 상승했다.
7월 중 금융시장은 미국 경기 연착륙과 물가안정 기대 등으로 주가는 상승, 환율은 하락한 가운데, 국고채 금리는 통화 긴축 장기화 경계감 등으로 상승했다.
6월 중 주택시장은 매매 및 전세가격 하락 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 매매가격은 5월 전월 대비 0.22% 하락했지만 6월에는 0.05%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전세 가격 하락 폭은 5월 0.31%에서 6월0.16%로 줄었다.
기재부는 대외 상황에 대해 “IT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통화긴축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폭염·호우 등에 따른 물가불안 및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겠다”며 “하반기 경제활력 보완, 대내외 리스크 관리,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