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만기 늘리는 은행들…우리은행도 최장 50년 확대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14일 10시 29분


5대 시중은행 모두 주담대 50년 상품 잇달아 출시
월 상환액 줄어 대출 한도 늘지만, 이자 총액은 급증…금리 상승에 부담↑

최근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를 잇달아 50년으로 확대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주담대 만기가 늘수록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월 상환액을 내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지만, 갚아야 할 이자 규모는 급증하게 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한다. 앞서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지난달 차례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한 바 있다.

주담대 만기가 길어질수록 월 상환액이 줄면서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지만 이자 총액은 급증하게 된다. 4억원을 5% 금리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을 경우 30년 만기에서 월평균 상환액은 215만원이다. 만기 40년은 193만원, 50년은 182만원 수준으로 내려가게 된다.

반면 30년 만기에서 3억7302만원인 총이자는 40년 5억2582만원, 50년 6억8993만원 규모로 불어나게 된다. 앞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5대 시중은행에서 50년 만기 주담대는 출시 한 달여 만에 1조2000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담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같은 집에서 주담대 만기 때까지 계속 살지 않고 중간에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최장 기간을 선택하는 차주가 많다”고 설명했다.

주담대를 비롯한 은행 대출금리는 상승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채권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올라가면서,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6%대로 올라섰고 변동금리 상단은 7%대를 바라보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 4억원의 금리가 4.5%에서 5.5%로 1%포인트 상승하면 월 상환액은 168만원에서 196만원으로 약 28만원 늘어난다. 총이자 규모는 6억654만원에서 7억7563만원으로 1억7000만원 가까이 더 붙게 된다.

금리 상승에도 가계대출 잔액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1068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담대는 820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원 늘면서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5대 은행을 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8억원 전월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512조8875억원으로 한 달간 1조4868억원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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