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열기를 내뿜고 있다. 2021.7.19/뉴스1
역대급 폭염으로 93.6GW(기가와트)의 사상최대 전력수요 기록한 올 여름 전력피크 기간을 무사히 넘기면서 전력당국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이상고온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 태풍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변수가 남았지만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력당국은 남은 전력수급 대책기간 차질 없는 수급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들쑥날쑥한 태양광 발전시설 증가로 전력수급 관리에 애로를 겪는 상황 해소를 위해 민간의 태양광 발전의 시장참여 의무화 기준을 1MW(메가와트) 이하로 낮춰 비계량 발전량을 전력시장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조만간 구체화할 방침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장마 이후 열대야가 절정에 이른 지난 13일 오후 5시 전력수요가 93.6GW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후 전력수요는 90GW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가 지난 6월 8월 둘째 주를 피크 주간으로 전망(92.9GW)한 것과 엇비슷한 추이다. 산업부는 예비 전력량이 충분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전력수급 대책기간이 남아있지만 기온 등을 살펴보면 지난 주가 피크 주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9월15일까지 추가적으로 (전력수급 동향을)워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주 상황을 보면 다음 태풍도 있지만 카눈 영향을 벗어난 8월3째주에는 평년 수준의 기온을 보일 것”이라며 “90GW 내외 이하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여름철 전력수급 기간까지 추가적인 전력피크는 예상이 안 된다”면서 “변동성을 보면서 수급을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력당국은 사상최대 전력수요를 예측해 올해 충분한 예비전력을 확보했음에도 전체 발전량의 7%가량, 태양광 발전만 5%를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편차로 전력수요 예측에 상당한 애로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날씨의 영향이 절대적인 태양광 발전이 절정에 이르는 오후 1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날이 좋은 날에는 최대 78%까지 발전량이 폭증했지만 흐리거나 우천시에는 발전량이 15%까지 뚝 떨어졌다.
태양광 발전 가동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전력당국은 이에 맞춰 가스와 화력발전 등의 발전량을 조절하며 수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느라 진땀을 빼왔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국지성 호우가 태양광 시설에 밀집한 호남 지역에 일시적으로 집중될 경우엔 예측변동성이 크게 높아져 수급에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다.
특히 자체적으로 생산해 일부는 자체 수급하고, 나머지를 전력시장에 넘기는 민간의 태양광 발전시설의 수급·공급량 산출·예측이 쉽지 않아 전력피크 시즌마다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력당국의 분석이다.
산업부는 이에 전력생산량과 수급량의 보다 정확한 산출·예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3분기 중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비계량 태양광을 어떻게 하면 계량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확충하고 정비해야 한다. 시장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설비에는 인버터 구축 등을 하고 있지만 기존 설비에는 안되어 있어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시장과 관련해서도 “3MW는 의무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를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수급관리 원활화를 위해, 전력시스템이 원활하도록 제주도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해서 운영한 뒤 전국적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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