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139480)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서 편출되고,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겹악재로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통 공룡’으로 떠오른 쿠팡에 밀려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본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증권가의 전망 역시 어둡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이마트는 전 거래일 대비 4200원(5.41%)) 하락한 7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마트 주가는 올해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장중 7만1900원으로 하락하며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이달 들어 주가가 소폭 회복하는 듯 했지만 지난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지난 2월23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11만9900원)와 비교하면 6개월 새 38.70%가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전날 종가 기준 이마트의 시총은 2조489억원으로, 올 초(2조6426억원) 대비 59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현지시간)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하는 MSCI 한국 지수에서도 편출이 결정됐다. MSCI는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주가 추종 지수로 투자자들의 패시브 자금이 약 4000억달러(원화 526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마트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싸늘해진 모습이다.
지난 14일 이마트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손실이 530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23억원)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고 공시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1.7% 증가한 7조2711억원을, 당기순손실은 10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1억원) 보다 손실 폭이 커졌다.
경쟁사 쿠팡과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올 2분기 전년 동기(6조3500억원) 대비 21% 늘어난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40억원(1억4764만달러)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42%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로 1908억원(1억4519만달러)을 기록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1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1분기 매출은 7조1354억원으로 같은 기간 1.9% 증가했지만, 쿠팡(7조3990억원)에 밀리며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매출 격차가 향후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비회원에 비해 객단가가 높은 유료멤버십 회원들이 이미 쿠팡에 ‘락인’(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갈아타지 않는 현상)된 덕분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런칭했다”며 “기존 G마켓과 SSG닷컴이 운영하던 ‘스마일클럽’에 비해 혜택이 줄고, 와우멤버십에 비해 콘텐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악평이 쏟아지며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 전망도 어둡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KB증권(10만원→9만5000원)과 NH투자증권(12만원→10만원), 신한투자증권(10만원→9만원), 삼성증권(10만7000원→9만5000원), 한국투자증권(13만원→11만5000원), 한화투자증권(12만원→10만원) 등 6개의 증권사가 이마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할인점의 구조적 감익 흐름, 이커머스 총거래액(GMV) 성장의 한계, 스타벅스의 수익성 악화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재해 있다”며 “핵심 사업들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