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중은행이 희망퇴직 대상자 연령을 낮추면서 30대 은행원도 처음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업무 확산으로 직원을 줄이려는 사측과 은행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때 좋은 조건을 받으려는 직원들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18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퇴직 일자는 오는 8월31일이다. 신한은행이 연초 희망퇴직과 별개로 하반기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신한은행 희망퇴직 대상자는 근속연수 15년 이상의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이다. 생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 만 39세 직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신한은행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반영해 조직의 인력 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신규 채용을 확대해 조직의 활력을 도모하는 등 금융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축소가 지속되면서 업무에 필요한 은행원 수도 줄고 있어서다.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6월말 기준 영업점 수는 2818개로 1년 전보다 142개 감소했다.
퇴직 조건이 개선되면서 직원들의 자발적 퇴직 수요가 늘어난 점도 은행 희망퇴직 대상 확대에 영향을 줬다.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법정 기본퇴직금 1억8000만원에 특별퇴직금 3억6000만원을 합한 것이다.
근속 연수가 많고 직급이 높을 경우 퇴직금으로 10억원을 넘게 받는 경우도 있었다. 하나은행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관리자 직위의 퇴직자 5명은 퇴직금으로 10억5000만~11억300만원을 받았다. 이에 따른 보수총액은 11억2400만~11억87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조사역 직위 5명이 퇴직금을 비롯해 보수총액으로 8억7300만~9억1200만원을 수령해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퇴직 지점장과 커뮤니티장 등 5명이 퇴직금을 포함해 총 8억7400만~9억4300만원을, 우리은행은 보수 상위에는 부장대우 5명이 퇴직소득 8억5900만~9억2300만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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