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녀 SK에코플랜트 부사장
13곳 인수해 ESG 밸류체인 구축
사회적 경제적 가치 모두 추구
“올해 착공한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수처리, 폐기물 자원회수, 수소연료전지 및 태양광 등의 솔루션을 적용한 탄소중립산업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죠. 이런 식으로 기존의 축적된 건축·토목사업 노하우에 환경·에너지 분야를 더해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 정책을 자리 잡게 만들 겁니다.”
이달 초 서울 종로구 수송동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만난 이성녀 SK에코플랜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추진 담당임원(부사장)은 “친환경 자체가 사업 모델인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5월 기존 사명인 SK건설에서 ‘건설’이라는 이름을 떼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기업은 △환경시설관리(수처리) △테스(전자 폐기물 처리) △삼강엠앤티(해상풍력터빈 구조물 제작) 등 13곳, 투입한 비용은 3조4000억 원에 이른다. 이 부사장은 “인수 당시 각각의 점이었던 회사들이 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린수소, 해상풍력, 폐기물 재활용 등 주요 분야의 밸류체인을 갖춘 만큼 시너지를 내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했다.
이 부사장이 말하는 SK에코플랜트의 ESG 전략은 ‘디지털화’와 ‘순환경제’다. 최근 개발한 소각장 최적운전 시스템이 디지털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상 최적 온도를 유지해 유해물질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공장을 준공해 생산 초입인 K-에코바는 폐페트병으로 만든 철근이다. 자원을 재활용하면서도 일반 철근보다 가격이 낮다.
이 부사장은 자회사가 모두 참여하는 ESG 추진협의체를 꾸려 ESG 경영을 각 회사에 도입하는 일도 맡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을 만드는 삼강엠앤티는 SK에코플랜트에 인수된 뒤 SK오션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고 해상풍력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비상장사로 2025년부터 적용되는 ESG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니지만 국제 기준에 맞는 ESG 정보 공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액 비중은 2021년 15.34%에서 올해 상반기(1~6월) 32.21%로 커졌다. 이 부사장은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폐배터리 확보 거점을 23개국 50곳으로 늘렸는데 관련 회사를 추가 인수하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에 더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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