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성장 ‘K-넷 포지티브’]
포스코, 퍼스 참전비 인근에 조성
美 이어 두 번째 한국전 참전 결정
유족 “잊지 않고 기억해줘 감사”
참전 용사 고 케네스 콜벙의 딸인 에산드라 콜벙(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27일 서호주 퍼스 킹스파크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 중 아버지의 유품인 디깅스틱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맙습니다.”
지난달 27일 서호주 퍼스의 킹스파크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 6·25전쟁 참전용사인 케네스 콜벙(1931∼2010)의 딸인 에산드라 콜벙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디깅스틱’을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디깅스틱은 호주 원주민들이 땅속 식물을 캐내거나 동물을 사냥하는 데 쓰던 도구로 원주민 지도자의 권위를 상징한다. 케네스 콜벙은 참전용사이면서 호주의 대표적인 원주민 인권 활동가이자 문화 활동가였다.
그의 딸이 최 회장에게 아버지 유품을 건넨 데는 이유가 있다. 호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전 참전을 결정한 나라다. 6·25전쟁 당시 1만7000명 이상을 파병했는데, 1700여 명이 서호주 출신이었다. 과거 호주에서는 원주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참전 공적을 뒤늦게 인정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딸 에산드라 역시 아버지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그런데 포스코가 호주 참전용사를 기리는 공연장을 후원했고, 원주민 참전용사까지 챙긴 것이다. 에산드라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정말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이해 호주의 자원개발 기업 행콕의 자회사인 원자재업체 로이힐과 야외공연장 건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공연장은 퍼스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추진위원회가 추모비 인근에 ‘축제(Celebration)’를 콘셉트로 건립할 계획이다. 전쟁의 아픔을 딛고 얻어진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영구적으로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다. 공연장은 2024년 상반기(1∼6월) 준공 예정이다.
정전 70주년 행사는 포스코가 서호주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되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연초부터 기획됐다. 포스코그룹은 참전용사와 유족 대표에게 헌정 메달과 감사패를 수여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호주 내 생존 참전용사와 유족들을 파악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최 회장은 기념사에서 “정전 70년이 지났지만 포스코그룹은 참전 유공자의 희생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과 포스코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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