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채금리에 뉴욕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을 기록했는데요. 다우지수 -0.84%, S&P500 -0.77%, 나스닥 -1.17%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4.258%에서 4.307%로 상승했는데요. 2007년 이후 최고 종가입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4.411%로 상승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이날 국채 금리 급등은 미국 경제가 상당히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일단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9000건으로 예상치(24만건)를 밑돌았습니다. 여전히 고용시장이 뜨겁다는 뜻이죠. 또 월마트 분기 매출이 6.4% 증가해, 월가 예상치(4.1%)를 웃돌았는데요. 탄탄한 고용시장 덕분에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열고 있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경제의 좋은 신호는 종종 주식시장에선 악재로 작용하죠. 미국 경제가 강하면→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이에 대응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채금리가 치솟았고 주식시장,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 큰 부담이 된 거죠. 투자자금이 수익률이 높아진 채권시장으로 쏠리는 데다, 기업의 차입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투자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트는 블룸버그에 “주택착공, 소매 판매, 실업수당 청구가 모두 견실한 경제를 보여주기 때문에 연준이 9월엔 동결하더라도 이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퍼시픽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단기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은 제롬 슈나이더 역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말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요.
우울한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 투자자 입장에선 기회가 왔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장기채 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했으니 말이죠. UBS글로벌웰스배니지먼트의 솔리타 마르첼리 최고투자책임자는 WSJ에 “최근의 금리 상승이 매력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반대로 채권금리가 꽤 오랜 시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매매차익을 노리는 채권 투자자라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PGIM의 글로벌 채권 책임자인 로버트 팁은 FT에 “투자자들은 미국 10년물 금리가 곧 4% 미만으로 돌아갈 거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러한 기대가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죠.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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