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지구, 찌는 도시 숲이 해법이다 [기고/남성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1일 03시 00분


남성현 산림청장

남성현 산림청장
남성현 산림청장
올해도 지구촌이 뜨겁다.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폭염 경보 영향권에 놓이고, 캐나다 산불은 남한 면적보다 더 넓은 1200만 ㏊의 산림을 태웠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두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가 끓는 시대가 시작됐다”라고 논평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폭우, 폭설, 한파 등 이상기후가 점점 더 잦아지고 심해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에 대처하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두던 기후변화 대응 논의는 적응, 손실과 피해 등으로 그 논의가 점점 확대돼 가고 있다. 이상기후에 대한 대응도 사후적·수동적 대처에서 사전적·능동적 대처로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 들어 자연기반 해법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자연기반 해법은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보호 및 복원하는 활동을 통해 인간과 자연 모두에 혜택을 주면서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재난 위험 경감, 식량 및 물 안보, 건강, 지속가능한 경제 개발 등 인류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들이 포함된다.

지구 육상 면적의 31%를 차지하는 숲은 자연기반 해법의 중심축이다. 숲을 가꾸고, 보호하고, 복원하는 것만으로도 2030년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3분의 1을 달성할 수 있다. 육상 생물의 80%가 숲에 살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25%인 16억 명이 숲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3대 환경 협약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생물다양성협약(CBD),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모두가 숲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이유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이 바로 숲을 통해 다양한 경제·환경·사회·문화적 과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나갈 때다.

이런 측면에서 도시에는 숲이 필요하다. 특히 기후변화로 여름이 점점 더워지는 상황에서 도시는 열섬 현상으로 인해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 이때 숲은 천연의 에어컨으로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도시숲은 태양 직사광선을 막아 그늘을 제공하고 지면의 반사열을 줄인다. 이뿐이 아니다. 도시숲은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온실가스를 흡수하며 소음 저감, 홍수 등 재해 예방 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산림청은 2020년 제정된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시숲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기능의 도시숲을 조성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도시 인구 밀집도가 높을수록 기후변화와 도시화에 수반되는 다양한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도시숲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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