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최고 사양’ D램 개발… 엔비디아에 샘플 공급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2일 03시 00분


“풀HD급 영화 230편 1초에 처리
내년 상반기부터 세계 첫 양산”
4세대 이어 5세대 주도권 잡기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업계 최초로 HBM 4세대(HBM3) 개발 및 양산에 나선 데 이어 5세대 제품에서도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 연결한 제품으로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혁신적으로 빨라져 생성형 AI 등 고부가·고성능 정보기술(IT) 영역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새로 개발한 HBM 5세대 샘플을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공급해 성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언 벅 엔비디아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최첨단 컴퓨팅용 HBM을 위해 SK하이닉스와 오랜 기간 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앞으로도 차세대 AI 컴퓨팅을 선보이고자 5세대 제품에서도 협업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AI의 필수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에도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하기 시작하며 업계 최초로 HBM 4세대 양산에 나선 바 있다.

5세대 제품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1.15TB(테라바이트)로 이전 세대 대비 40%가량 빨라졌다. 이는 풀HD급 영화(5GB 용량) 230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독점 양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개발에 성공했다”며 “내년 상반기(1∼6월)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불황을 타개할 전략으로 AI용 HBM을 새 먹거리로 삼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HBM 4세대 양산 준비를 마친 데 이어 올 하반기(7∼12월) 중으로 5세대 제품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5세대급 ‘HBM3 Gen2’ 개발에 성공해 고객사 샘플 검증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글로벌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6∼49%를 차지하고 마이크론이 4∼6%를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세계 최고 사양#d램#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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