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원전 1100여개 세워진 셈
향후 5년간 연평균 25% 성장 전망
韓은 年 11% 성장하는 데 그칠 듯
“주력 발전 부적절” vs “시장성 주목”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글로벌 설치량이 처음으로 1TW(테라와트·1TW는 1000GW)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의 신재생에너지 도입 확대로 태양광 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도 태양광을 수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유럽연합(EU) 산하 태양광발전협회인 솔라파워유럽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누적 설치량은 1177GW로 2021년(938GW)에 비해 25.5%(239GW) 성장했다. 원자력발전소 1기 용량이 평균 1GW인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에 1100여 개의 원전이 세워진 셈이다. 신규 설치 규모가 200GW를 돌파한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솔라파워유럽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솔라파워유럽은 앞으로 5년 동안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연평균 25%씩 성장해 2027년 3532GW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모로는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다른 나라들도 정부 육성 정책에 따라 태양광 산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과시키며 태양광 설비 투자에 대해 최대 30%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EU도 지난해 러시아 화석연료 퇴출을 겨냥한 ‘리파워(RePower) EU’ 전략을 수립하고 태양광 설비를 2025년까지 320GW, 2030년에는 600GW로 증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독일은 현재 10.9% 수준인 태양광 발전 비중을 10년 내 30%까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연평균 26% 성장해 지난해 402GW에서 2027년 1275GW로 3배가 되고 같은 기간 미국도 23%씩 성장해 140GW에서 393GW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독일 18%, 스페인 30%, 폴란드 27%, 사우디아라비아 61% 등 다른 나라의 성장 폭도 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 24GW에서 2027년 40GW로 연평균 11%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솔라파워유럽은 “지난해 한국의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2020년 대비 40% 급감한 3GW였다”며 “모듈 제조업체를 비롯한 한국 태양광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딘 건 태양광 발전 방식에 대한 사업성, 적절성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광의 효율성에 의문을 품는 측은 장마, 태풍에 눈까지 내리는 한국의 계절 및 날씨 변동성 때문에 태양광 발전이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국내 태양광 발전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 발전이 어렵다는 간헐성”이라며 “소규모 가정 단위는 몰라도 국가 전체의 주력 발전원으로 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태양광 발전을 옹호하는 측은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에 대한 재생에너지 확대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 만큼 한국도 태양광 투자를 확대해 수출 주력 상품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중국’ 정책을 기회 삼아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을 확대할 때라는 주문이다.
이준신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전 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는 “태양광 산업은 신규 투자 규모로만 이미 디스플레이 산업을 넘어설 만큼 그 어떠한 산업보다 큰 시장”이라며 “전략 수출군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관련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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