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국채 금리 급등, 중국의 부동산발 위기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증시는 상승랠리를 펼쳤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에 이어 5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재료로 받아들였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530선을 회복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가는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 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12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 1649억원, 2174억원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은 3615억원 순매도에 나섰다. 전날까지 연일 물량을 팔아치우던 외국인과 기관이 오랜 만에 동반 매수세로 돌아서며 수급 손바뀜 현상이 나타났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중국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불안을 감안하면 추가 인상보다는 한은이 동결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미 연준의 긴축에 따른 자산 유출 우려보다는 중국발 경기 부담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위축이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된다”며 “한미 금리차 확대는 기준금리를 인상시킬 요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24일(현지시간) 오후부터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연내 추가로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금리차 확대에 따라 우려되는 부분은 외국인 자본 유출과 환율 상승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이달 1300원대에 진입해 연고점 수준(1343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1320원대로 내린 상태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다.
지난해 잭슨홀 미팅의 후폭풍이 워낙 컸던 만큼 이를 바라보는 시장 참가자들의 긴장도 역시 높은 상황이다. 당시 파월 의장은 강도 높은 긴축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약 9분간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5차례 언급했다. 이 여파로 S&P500 지수는 당일 3%대 하락했다.
그의 발언대로 지난 1년간 긴축 고삐를 바짝 당기면서 상황은 이전과 달라졌다. 당시 상단 기준 2.5%이던 기준금리는 5.5%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최근 중국발 경제위기에 국채금리는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월 의장의 연설을 통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
연준이 올해 남은 세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없이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채 상승에도 통화정책 방향과 밀접한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며 “동시에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4.9%에 불과에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빠르면 9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중단되면 긴축의 충격에서 벗어나 달러화 유동성이 늘고 선진국 및 신흥국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이 반영돼 있는 증시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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