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경쟁]
50년전 세계 첫 정부전담조직 신설… 美의 10% 비용으로 4번째 ‘달터치’
민간기업 손잡고 ‘유인달착륙’ 박차
찬드라얀 3호, 달착륙후 사진 전송… 탐사로버 ‘프라그얀’도 임무 수행
‘303만 원.’ 23일 달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다. 한국 1인당 GDP의 6% 수준인 인도가 세계에서 4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우주 강국’ 반열에 올랐다. 50년 이상 우주 산업에 꾸준히 투자한 ‘뚝심’이 지금의 인도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50년 전 우주청 설립해 일관된 투자
인도의 우주 개발 역사는 50년이 넘는다. 인도는 1960년대 우주 개발의 중요성을 깨달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을 성공으로 이끈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설립된 것도 1969년이었다. 한국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립된 1989년보다 정확히 20년 앞선 시점이다.
당시 우주 개발보다 국민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산업 진흥에 돈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인도 우주 개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비크람 사라바이 ISRO 창립자는 “못살기 때문에 우주 개발을 해야 한다”며 꾸준한 투자를 강조했다.
실제 우주 개발에 사용된 인도의 정부 예산은 2011년 8억6800만 달러(약 1조1500억 원)에서 2021년 19억76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등은 오히려 예산이 줄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절대적인 예산은 적지만 지속적으로 우주 개발에 투자한 것이 지금과 같은 우주 강국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찬드라얀 3호는 미국의 10% 수준의 비용으로 ‘가성비’ 좋은 우주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찬드라얀 3호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약 7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1년 한 해에만 달 탐사 개발에 8억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일찌감치 정부 전담 조직을 만든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도 정부는 ISRO 설립 후 1972년 세계 최초로 우주 분야를 전담하는 정부 조직인 우주청(DOS)을 설립했다. 우주청은 우주 관련 정책을 전담하고, 국가적인 우주 프로젝트를 기획 및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안 연구위원은 “한국이 지금도 만들지 못한 우주청을 인도는 50여 년 전에 설립해 일관된 정책 방향성을 가지고 기술 개발을 지휘했다”고 분석했다.
ISRO의 다음 미션은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인 ‘가가니안(Gaganyaan)’이다. 인도의 우주 비행사 3명을 달로 보내는 것이 목표이며,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ISRO는 “가가니안의 임무 수행을 위해 인도의 우주 생태계 내 민간 기업들과도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힘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의 우주 산업 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세계 시장의 약 2%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올해 4월 우주 민간 기업 활성화 내용을 담은 ‘인도 우주정책’을 발표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우주정책에 따르면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두 담당하던 ISRO를 연구 전문 기관으로 만들고, 다른 영역들은 민간 기업에 맡길 계획이다.
●찬드라얀 3호, 착륙 후 찍은 사진 전송
달 착륙에 성공한 찬드라얀 3호는 착륙 3시간 반 뒤인 24일 0시 50분경(한국 시간) 착륙선의 그림자가 포함된 달 표면 사진을 보내왔다. 탐사 로버인 프라그얀도 그 무렵 달 탐사를 시작했다. 달의 낮 시간이 지속되는 14일간 임무를 지속한다. 프라그얀은 태양전지를 동력으로 약 500m를 이동하면서 얼음과 헬륨-3 등의 자원을 탐사한다. 이를 위해 착륙선 등에는 지진계측기, 레이저 반사판 등 6가지의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앞서 20일 달 남극 착륙에 실패한 러시아의 연방우주공사는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착륙을 축하한다”며 “달 탐사는 인류 모두에게 중요한 미션”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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