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기 등으로 중국이 경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중국의 투자가 줄어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도 함께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중국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까지 2년 연속 1%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투자가 1% 감소하면 우리나라 GDP는 0.0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전체 평균(ㅡ0.06%)보다 높은 수치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타격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투자 감소에 따른 GDP 하락은 주로 아시아 지역과 개발도상국 등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GDP 대비 대중 수출 비중이 3% 이상으로 중국과의 무역 연계가 높은 국가들의 GDP 감소폭은 ㅡ0.15%로 다른 국가들(ㅡ0.03%)의 5배에 달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과 성장 둔화는 한국 수출과 밀접히 연관된 글로벌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제조업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이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와 함께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성장 둔화가 제조업 경기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의 성장 동력이 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 글로벌 제조업의 개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은은 중국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역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1.4%, 2.2%로 전망하면서도 중국의 부동산 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1.2~1.3%, 1.9~2.0% 수준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게 되는 셈이다. 한국이 성장률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4년 이후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수입 시장을 다변화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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