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더 잘나가네” 식품기업들 글로벌 시장 확대 ‘박차’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6일 17시 09분


오리온 상반기 중국 매출, 국내보다 더 높아
빙그레, 상반기 해외 수출 775억…역대 최대

올해 상반기 국내 식품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은 중국 시장에서 국내보다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농심은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해외로 활로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3777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6%, 영업이익은 6.6% 성장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법인 매출액이다. 오리온의 중국 법인 매출은 같은 기간 1.2% 감소한 561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5.0% 성장한 89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오리온의 한국 법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성장한 521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7.5% 성장한 818억원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 법인 실적이 이를 웃돈 것이다.

러시아 법인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러시아 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성장한 9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7.6% 성장한 160억원이다. 지난해 7월 트베리 신공장이 본격 가동된 이후 현지 수요에 맞춰 제품 공급량을 늘리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빙그레는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빙그레의 수출은 775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 신장한 수치로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3.1%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빙그레의 수출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해외 매출 493억원을 기록한 빙그레는 작년 1042억원을 달성하며 5년만에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 비중 역시 2018년 5.9%에서 2022년 9.6%로 매년 증가 중이다.

수출이 지속 성장하는 요인으로 빙그레는 ‘국가별 맞춤 전략’을 꼽았다. 실제로 빙그레는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메로나 제품을 출시했다. 딸기·망고·코코넛·타로·피스타치오 등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을 개발하거나 홈사이즈 신제품을 낸 것이다.

또 할랄 인증 제품과 식물성 아이스크림 등을 출시해 비관세 장벽을 극복하는 데도 노력했다. 지속적으로 국제 박람회에 참가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SNS를 활용한 효율적 마케팅 활동도 진행 중이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그중에서도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한 액수다.

미국 시장에서 초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한국 생산 제품을 수출해 오던 상황에서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2분기 미국 시장에서 가격인상(평균 9%)과 4분기 이후 국제 해상운임 안정화 추세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식품 업계에선 국내 시장만으로 큰 성장세를 보여주기 어려워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기업이 늘어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예전부터 국내 식품시장은 포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큰 성장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전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한 국내 식품 기업들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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