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1200조 육박…긴축재정에도 나라살림 적자 2.6→3.9%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9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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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발표
내년 예산 증가율 2.8%…2005년來 최저 수준
국세수입 33조 후퇴…재정수입 증가율 3.7%
관리재정수지비율 확대…국가채무비율 51%

정부가 2년 연속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역대 최저 수준의 총지출 증가율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내년 국가채무 증가 폭을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62조원 수준으로 낮추고, 20조원이 넘는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역대급 ‘세수 펑크’에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개선세가 한 해 만에 꺾였다. 국가채무가 1200조원에 육박하고, 재정수지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 내용’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656조9000억원으로 올해(638조7000억원)보다 2.8%(18조2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세수부족에 내년 총지출 증가율 하향…5년간 연평균 3.6%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악화된 재정을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국채 발행으로 지출 규모를 늘리기보다 강도 높은 재정 정상화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전 재정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기 위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맨다. 올해 국세수입 감소로 내년 지출 증가율을 비롯해 향후 전망치를 당초보다 하향 조정했다.

올해 5.1%인 총지출 증가율은 2024년 2.8%(656조9000억원)로 대폭 준 뒤, 2025년부터 회복된 세입기반과 건실한 재정구조로 4.2%(684조4000억원)로 상향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후부터는 단계적으로 줄여 건전 재정 기조를 이어간다. 2026년 3.9%(711조1000억원), 2027년 3.6%(736조9000억원)로 해마다 낮춰 2023~2027년 연평균 3.6% 수준으로 관리한다.

이 기간 총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평균 5.0% 증가할 것으로 봤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의무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무지출은 연금·건강보험 등 법정부담금, 사회보장 지출, 이자 지출 등 법률에 지급 의무가 명시된 예산으로 정부가 임의로 삭감할 수 없다.

◆내년 국세수입 33조 후퇴…재정수입 증가율 3.7% 그쳐


내년 총수입(재정수입)은 올해 625조7000억원보다 13조6000억원 줄어든 612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재정수입이 전년 대비 줄어드는 것은 드문 경우다. 지난 10년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재정수입 감소는 대외여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국세수입이 대폭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내년 국세수입은 경기 회복 지연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400조5000억원보다 33조1000억원 줄어든 367조4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국세수입은 경기변동에 따라 일시적으로 감소하겠지만 2024년 이후에는 경기회복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2025년에는 401조3000억원으로 400조원대를 회복하고, 2026년 423조2000억원, 2027년 444조9000억원으로 규모를 키워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과태료, 변상금, 국고보조금 반환 등 세외수입은 내년에 27조9000억원이 들어오는 등 2027년까지 연평균 4.6%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금수입은 내년에 216조8000억원 등 5년간 연평균 5.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재정수입은 내년에 일시적인 감소 이후 2027년까지 연평균 3.7% 증가율을 기록, 완만한 증가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내년 나라살림 각종 지표 악화…2025년부터 개선 전망

정부는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 등 재정혁신으로 지출 증가 속도를 늦추는 등 재정운용에 있어 건전성 확보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세수 호황’을 발판 삼아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개선됐다. 반대로 올해는 역대급 ‘세수 불황’을 마주하며 어렵게 돌려놨던 재정시계가 거꾸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규모는 올해 -13조1000억원보다 확대된 -44조8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도 올해 -0.6%에서 내년 -1.9%로 올라간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규모는 올해 -58조2000억원에서 내년에 -92조원으로 크게 불어난다.

올해 -2.6%까지 낮췄던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내년에 -3.9%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정부는 법제화를 추진 중인 재정준칙을 통해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년에는 이를 넘어선다.

국가채무도 올해 1134조4000억원에서 61조8000억원 늘어난 1196조2000억원으로 12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4%에서 51.0%로 소폭 증가한다. 국가채무는 2025년 1273조3000억원, 2026년 1346조7000억원, 2027년 1417조6000억원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정부 전망대로라면 각종 지표는 2025년부터 개선된다.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0%대로, 관리재정수지는 -2%대로 관리할 예정이다. 국가채무비율도 50%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언성 기재부 재정정책국장은 “관리재정수지는 2024년 -3%를 초과하나 2025년부터는 재정준칙안을 준수해 -2.9%를 기록하고, 이후 점차 적자 비율을 축소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채무비율은 2027년 53% 수준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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