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주요 과학기술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예산 나눠먹기로 지적받던 국가연구개발(R&D) 예산을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차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 모빌리티 등 3개 분야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임무중심 전략로드맵’을 의결했다.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초고성능’ 제품 개발을 핵심 임무로 설정했다. 반도체에서는 초거대 인공지능(AI)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저전력·고효율 반도체 개발에 집중한다. 첨단 모빌리티 분야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시스템 및 본격적인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 수립 방향에 대해 “다다익선식 기술 개발이 아닌 기술주권 확보에 필요한 핵심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임무중심형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R&D 예산의 전면 재조정을 단행했다. 이달 22일 공개한 정부 R&D 예산 조정안에 따르면 전체 R&D 예산은 올해보다 3조4000억 원 줄어든 21조5000억 원으로 책정했으나, 국가전략기술 개발 투자액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예산인 4조7000억 원보다 6.3% 증가한 5조 원이다.
이차전지는 19.7%, 반도체는 5.5% 증가해 각각 1333억 원, 5943억 원이 투입된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첨단 바이오(8288억 원→9626억 원), 인공지능(7051억 원→7371억 원), 양자(1080억 원→1298억 원) 분야도 크게 증액했다.
권석민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국장은 “국가전략기술 특별법 시행에 맞춰 범부처 R&D 정책의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했다”며 “나머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로드맵도 연내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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