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롯데 등 기업 후원으로 활약
재난 상황 구호, 평상시엔 지역 봉사
“이재민 불편 덜어줄 특장차 필요”
지난해 동해안 산불에 이어 올해 7월 극한 호우까지 크고 작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현장을 누빈 차량들이 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가 현대자동차그룹, 삼성, 롯데의 후원으로 제작해 운용 중인 13대의 특장차량이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이다.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1조6000억 원의 성금을 누적 지원하고 6000만 점 이상의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공익법인 평가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발표하는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안정성 평가에서 5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다.
희망브리지는 5t과 7.5t 등 두 종류의 세탁 구호 차량 6대를 운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가 각각 4대, 2대를 후원했다. 이 차량들에는 20kg 용량의 대형 세탁기 3대와 23kg 용량의 건조기 3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하루 8시간 기준 200여 가구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다. 수해가 발생하면 흙탕물에 젖은 옷과 이불이 삭기 때문에 희망브리지 측은 재난 직후부터 신속하게 빨랫감을 수거해 세탁, 건조, 포장 과정을 거쳐 전달한다. 지난 3년간 각종 현장에서 세탁한 물량이 2만8095kg. 이 특장차량들은 평상시에는 경기 파주와 경남 함양에 있는 3만3000㎡(약 1만 평) 규모의 물류기지에 배치돼 지역 복지시설을 찾아가 세탁 봉사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 국민이 힘겨워할 때에도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이 각각 지원한 방역구호차량과 이동식 선별진료 차량은 전국을 누볐다. 초미립자살충제 살포기, 휴대용 연막 소독기, 수동식 분무기, 개인 방호물품이 구비된 방역구호차량은 최근 3년간 1주일에 4.8회꼴인 753회 출동했다. 이동식 선별진료 차량은 8.5t 모듈형 특수장비 차에 최고 수준의 방역 기능을 집어넣었다는 설명이다. 음압·양압 시설을 갖추고, 의료진과 피검사자가 접촉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3개의 검사실에서 문진과 진찰부터 검체 채취까지 진행된다.
심신회복차량은 재난을 겪은 이들이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는 차량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 롯데가 각 한 대씩 지원했다. 이용자는 리클라이너 기능이 있는 좌석에서 전면부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각종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안마기 두 대도 설치돼 있다. 최근 무더위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때에는 무시동 에어컨 기능이 빛을 발했다. 포르투갈에서 온 한 잼버리 대원은 “차 안이 시원하다. 잘 쉬었고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희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특장차량을 비롯해 재난 때마다 흔쾌히 후원해 주신 기업들에 감사하다”면서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차량 이외에도 샤워와 식사 등 이재민의 불편을 덜어드릴 기능의 차량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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