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소비량도 4개월만에 최고치
한 달 만에 뛴 기름값…"사재기 급증"
공급가 상승에 주유소 업주들도 비축 나섰다
기름값이 최근 크게 오르며 사재기에 나서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 경유·휘발유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다. 소비자뿐 아니라 주유소 업주까지 기름 비축에 나서면서 한동안 소비심리가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30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838만4000배럴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756만1000배럴)과 비교하면 82만3000배럴이나 늘어난 수치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927만 배럴이었다.
휘발유 소비량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고유가에 따른 기름값 상승으로 소비자의 사재기 현상이 늘고 있어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ℓ(리터)당 1745.23원을 기록했다.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24.47원에 달했다. 지난달 말 전국 평균 리터당 1627원, 서울 평균 리터당 1717원과 비교하면 한 달만에 각각 리터당 100원 이상 오른 셈이다.
경유 소비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국내 경유 소비량은 1506만8000배럴로 6월(1379만7000배럴)보다 127만1000배럴 늘었다. 지난 3월 기록한 1537만배럴 이후 최고치다.
경유 가격은 상승세가 더 가파랐다. 같은 날 기준 전국 평균 경유값은 지난달 말 리터당 1439원에서 1630.45원으로 200원 가까이 치솟았다. 서울 평균 가격의 경우 1556원에서 1716.31원으로 오르며 지난 2월 3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1700원대를 돌파했다.
기름 사재기에 나선 것은 주유소 업주들도 마찬가지다. 주유소 업주들은 정유사의 공급가가 낮을 때 기름을 사재기해 비축한다. 이 경우 기름값이 올라도 가격 탄력성을 유지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정유사 공급 가격이 일선 주유소에 반영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1~2주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유가 상승으로 정유사들이 공급가를 올릴 조짐이 보이자 주유소 업주들이 미리 비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8월 국내석유통계에 따르면 정유 4사의 공장 출고가는 7월 첫째 주 1570원대에서 8월 넷째 주 174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정유사가 일반대리점, 주유소, 판매소 등 모든 판매처에 내보낸 물량 가격의 평균이다.
정유사들은 이 가격을 바탕으로 개별 주유소들과 계약기간, 프로모션, 영업환경 등을 고려해 상세 공급가를 정한다. 공급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하지 않지만, 공장 출고가의 상승률을 고려하면 개별 주유소 공급가 역시 크게 상승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올해 7월은 주유소 평균가격이 1585원으로 예년대비로는 가격이 낮았다”며 “추후 국내 기름값 상승이 예상되자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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