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애 안 낳아…연간 출생아 수 24만명선 붕괴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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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31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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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뉴스1 DB)/뉴스1
서울 시내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뉴스1 DB)/뉴스1
합계출산율이 지난 2분기 0.7명까지 떨어진 가운데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4만명을 밑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부부가 첫째 아이를 낳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도 매년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통계청의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누계 출생아 수는 12만34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45명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출생아 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 14만2663명이었던 출생아 수가 2021년에는 13만6917명, 2022년에는 12만8138명으로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도 2020년(27만2337명) 처음으로 20만명대로 내려온 뒤 2021년 26만562명, 2022년 24만9186명을 기록했다.

통상 연말보다 연초에 출생아 수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남은 3~4분기를 지나면 올해 출생아 수가 24만명을 밑돌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통계청은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올해 출생아 수를 23만3000명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명확한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연초에 태어난 아이가 학교 적응 측면에서 유리하단 인식이 있어 연말보다 연초 출생아 수가 많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30일 ‘2022년 출생통계’ 확정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4.4%) 감소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 News1
통계청은 30일 ‘2022년 출생통계’ 확정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4.4%) 감소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 News1
특히 우리나라는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기준 0.78명을 기록한 국가다. 올해 1분기는 0.81명으로 높아졌지만 2분기 다시 0.7명으로 내려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0명 이하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현 추세대로라면 0.6명대의 합계출산율도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이처럼 출생아 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배경에는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난 점이 자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 없다’고 응답한 청년은 53.5%에 달했다. 이는 청년 2명 중 1명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안 낳을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출산의 당사자인 청년층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단 것이다. ‘결혼 후 자녀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2018년 30.5%에서 2020년 32.0%, 2022년 34.7% 등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부가 첫째아를 출산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아 출산까지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같은 2분기 기준으로 2017년 1.94년, 2020년 2.38년, 2023년 2.73년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동시에 지난 2분기 둘째아를 낳는 비중은 전체의 29.9%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p) 감소했고, 셋째아 이상은 6.4%로 0.7%p 감소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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