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임대인이 제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공공이 대신 갚는 대위변제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이를 회수한 비율은 10% 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율이 떨어지면서 HUG의 재정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이는 곧 추가 보증과 대위변제 여력이 줄어드는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회수율을 제고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최근 5년간 연도별 대위변제금액, 건수, 회수율 현황’에 따르면 올해 대위변제를 받은 가구 수는 7월까지 7429가구였다. 변제금액은 1조651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9241억원)와 비교하면 7271억원 늘어난 수치다.
반면 HUG가 회수한 금액은 2442억원으로, 회수율로 산정하면 15%에 불과하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한 뒤 구상권을 청구를 통해 집주인에게 대위변제금을 회수한다.
이 와중에 보증보험 가입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까지 HUG 보증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18만7020가구며, HUG가 발급한 보증보험 금액은 42조6445억원이다.
보증사고 건수도 매년 불어나고 있다. 올 7월까지 9994건으로 1만 건에 육박했으며, 금액은 2조263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보증사고 건수와 금액이 5443건, 1조172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었다.
올 하반기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보증사고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역전세난이 아직 해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보증사고에 비해 회수율은 떨어지면서 HUG의 재정건선성은 악화하고 있다.
HUG는 지난해 12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직전연도에는 49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1년여 만에 적자 기업 신세로 입장이 뒤바뀌었다. HUG가 영업적자를 낸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며, 올해에는 적자 규모가 더 불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HUG의 재정이 악화하면 추가 보증과 대위변제 여력이 줄어들 수 있어 회수율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사실 보증보험의 경우 대위변제를 할 때쯤이면 집주인은 이미 파산상태에 가깝다”며 “사회보장적 성격이 강한 만큼 손해를 줄일 방법을 찾긴 어렵겠지만, 재정 악화는 추가 보증 여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험 설계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며 “사고가 날 수 있는 것에 대해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기원 의원은 “앞으로 당분간은 대위변제금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주택도시공사의 부실률을 줄이기 위한 대위변제금 회수율 제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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