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 부모급여 차곡차곡…자녀에 9000만원 ‘증여 꿈’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 붙은 부모급여 안내문 모습. 2023.1.25 뉴스1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이가 있는 가정에 현금성 지원을 늘리면서 이를 자녀의 ‘미래 목돈’ 마련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여재산공제 기준을 알아두면 자녀가 성인이 된 무렵 증여세 걱정 없이 최대 9000만원가량의 목돈을 마련해줄 수 있다.

아동수당은 8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된다. 이에 더해 부모급여라는 이름으로 0세 아동에게 월 70만원을, 1세 아동에는 월 35만원이 지급된다. 정부는 출산 장려를 위해 내년부터 0세 아동은 월 100만원, 1세는 월 50만원으로 부모급여 지원금액을 늘리기로 했다.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2세 이상 아동에게(2022년 이후 출생아동 기준) 지원하는 양육수당도 있다.

은행권에선 매달 들어오는 현금 지원을 자녀 목돈 마련에 활용하려는 수요를 고려해 아동수당, 부모급여 우대적금을 마련하고 있다. 보통 아동수당이나 부모급여를 해당 은행 계좌로 받고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은행들도 고객 확보를 위한 채널로 활용할 수 있어 ‘윈윈’이다.

농협은행의 ‘NH아동수당 우대적금’은 7세 미만의 아동수당 수령고객에게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6.70%의 금리를 제공한다. 납입 기간은 1·2·3년 중에서 택할 수 있고 매달 10만원 이내로 적금을 부을 수 있다.

기업은행의 ‘IBK부모급여 우대적금’도 부모나 자녀가 부모급여·아동수당을 받고,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신규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1년간 매달 50만원까지 총 600만원을 부을 수 있다.

하나은행이 연말까지 5만좌 한정으로 내놓은 ‘하나 아이키움 적금’도 아동수당·부모수당 수급자와 임산부, 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 2%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8%의 금리를 제공한다. 1년 만기로 매달 30만원씩 적립할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현금성 지원을 그때그때 모아 저금해두면 좋은 점이 있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일정 금액까진 합법적으로 증여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상담센터 상담 사례에 따르면 국가에서 받는 아동수당 등은 비과세대상이지만, 이를 양육비 등 본래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증여 목적으로 자녀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는 것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증여재산공제 한도를 이용하면 증여세와 가산세 부담 없이 자녀의 목돈을 마련해줄 수 있다. 미성년자가 부모에게 10년 이내 2000만원 한도 이내로 증여받았다면 증여세를 물지 않기 때문이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10년 이내 5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이에 따르면 자녀가 성년이 된 21세까지 최대 9000만원을 물려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 19세 미만의 경우, 10년간 2000만원씩 두번의 증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녀가 태어났을 때와 10년 후인 11세에 각 2000만원, 그로부터 10년 후인 21세가 되는 때에 5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가 가능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