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이상기후에 에너지 이슈
밀레, 고효율 제품 모아 따로 전시
삼성-LG, AI 활용 절감 기술 눈길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에 참가한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을 핵심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웠다. 유럽 지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대란으로 몇 년 새 가스비가 폭등했고 전기료 인상까지 더해졌다.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1일(현지 시간) 개막한 IFA 현장에서 독일 대표 프리미엄 가전 업체 밀레는 고효율 제품들을 따로 모아 에너지 세이빙 존을 마련했다. 주요 제품마다 에너지 최고 효율 등급인 ‘A+++’ 마크와 함께 특정 전력량으로 세탁할 수 있는 빨랫감 물량이나 세척 식기 양까지 표시했다. 최신 드럼세탁기 옆에는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인 ‘A’보다 20% 더 효율적으로 세탁합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튀르키예 가전 기업인 베스텔도 자사 드럼세탁기 위에 ‘85% 적은 에너지, 1회당 물 34L 사용’이라 새겨진 수건을 쌓아놓으며 관심을 끌었다. 일본 샤프도 A등급보다 더 고효율인 세탁기 제품들을 푸른 숲 스크린을 배경으로 배치하고 전력 사용량을 일일이 표시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보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에너지 제품도 등장했다. 독일의 휴대용 태양광 패키지 업체 파워니스는 서류 가방처럼 들고 다니다 언제든 펼쳐서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선보였다. 웨슬리 송 파워니스 마케팅 디렉터는 “주로 가족이나 친구 단위 캠핑이나 스포츠 등 야외 활동 수요가 많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튀르키예 지진 등 사고로 전력이 끊긴 지역이 많은 국가에서도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전력 효율 표기에 동참하는 한편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혁신 기술들도 함께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현지 전력회사와 협력해 가정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는 ‘오토 DR’ 기능을 선보였다. 전력 공급 업체가 전기 사용량이 많은 피크 시간을 예상해 미리 알려주면 사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스마트싱스 앱에서 자동으로 인공지능(AI) 절약 모드로 전환한다. 조명이나 스마트플러그를 제어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태양광 패널로 자가 발전해 얻은 에너지를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하고 이를 가정용으로 활용하는 신개념 모듈형 주택 ‘스마트 코티지’로 유럽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친환경 넷제로를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고효율 콤팩트 제품들과 스마트홈 제어 플랫폼 ‘씽큐’가 한데 적용됐다.
지정학적 이슈와 기후변화가 겹치며 유럽 시장의 에너지 우려는 앞으로도 가전업계의 현지 진출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개막식에서 ‘복합 위기 시대의 지속가능성’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은 레베카 슈타인하게 밀레 지속가능성 총괄은 “밀레니엄 이래 사회·경제적 혼란의 배경엔 기후 위기가 있다”며 “기업이 직면한 수많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가능성을 향한 완전히 새로운 투자에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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