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자생력 키워야 산다]
韓자영업 비중 24%로 OECD 5위
창업 점점 늘지만 수입 점점 줄어
전문가 “출혈경쟁 줄이기 대책 시급”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사한 강모 씨(46)는 ‘나만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19년 유아용 매트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층간소음이 사회 이슈가 되며 장사가 잘됐지만 곧 경쟁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매출이 줄고 경영이 어려워진 그는 결국 정부의 경영개선 지원금을 받아 홈페이지 제작 등 마케팅과 홍보에 투입하고서야 매출을 다시 높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영업자·소상공인 시장의 문제를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창업에 뛰어들지만, 벌어들이는 돈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고질적인 과당 경쟁과 경영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분야의 구조적, 체질적 변화가 없으면 향후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6일 통계청 경제총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숙박 및 음식점업의 사업체 수는 2020년 기준 86만5333개로 2015년(76만7483개)보다 10만 개가량 늘었다. 하지만 2015년 13.1%였던 영업이익률은 2020년 5.2%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팬데믹 시기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큰 타격을 입은 숙박업의 경우 아예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1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자영업 경영난의 요인 분석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는 2010년대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 규모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 비중은 2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 수준이다. 2001년 28.1%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영업 비중이 높은 만큼 정부가 경제 거시지표를 관리하는 것처럼 자영업 분야를 관리해야 한다”며 “결국 근본 문제가 시장 포화로 인한 출혈 경쟁에 있기 때문에 준비 안 된 창업, ‘묻지 마 창업’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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