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에 뛰어드는 MZ세대… “분산투자해 주식보다 안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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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총 76만명 투자… 5년새 16배 ↑
20대 24배 급증… 연령대 중 최고
“퇴직연금, 일찍부터 ETF 투자도”
전문가 “유행 늦어 추격매수 주의를”

“상장지수펀드(ETF)는 유망 기업에 분산 투자를 할 수 있어 개별 주식 투자나 코인에 비해 훨씬 안정적으로 느껴져요.”

프로그래머 최모 씨(29)는 2년 전 코인에 3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의 60% 손실을 본 뒤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ETF 투자에 뛰어들었다. 전기차와 인공지능(AI) 관련 ETF에 8000만 원을 투자했다는 그는 “ 개별 주식 종목을 일일이 공부하고 투자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며 “코인 투자 땐 큰 변동성 때문에 매일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이젠 일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6월 ETF 순자산총액이 10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최근 5년 새 최 씨와 같이 ETF에 투자하는 MZ세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코인 등 위험자산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2030세대가 오히려 분산투자 성격의 비교적 안정적인 ETF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 쉽고 편한 ETF, MZ세대 취향 저격


7일 증권사 3사(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가 본보에 제공한 국내외 주식·ETF 투자자 수 자료(미성년자 통계 제외)를 합산한 결과 지난달 ETF 투자자 수는 76만여 명으로 2018년 8월(4만7000여 명)과 비교하면 약 16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식 투자자 수가 3배 증가한 것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달과 5년 전 동월 대비 20, 30대 ETF 투자자 수는 각각 약 24배, 약 17배 증가해 전 연령대(40대 약 15배, 50대 약 15배, 60대 이상 약 11배 증가)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 수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20, 30대 주식 투자자 수는 각각 5배, 4배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에서 ETF의 인기가 높은 이유로 편리함과 효율성을 꼽았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위험 성격의 ETF도 있지만 2030세대는 사회 초년생인 만큼 안정적인 배당형 ETF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ETF가 주식이나 다른 펀드보다 쉽고 간편해 MZ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주식은 개별 종목을 분석해야 제대로 투자할 수 있는 반면에 ETF는 유망 산업군 자체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간편하다”며 “특히 온라인에 친숙한 MZ세대는 ETF 거래를 온라인에서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 IRP 계좌 ETF 투자액 , 3년 새 18배로


최근엔 퇴직연금을 ETF에 투자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3사 제공 자료를 합산한 결과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내 ETF 투자금액은 2019년 말 371억 원에서 지난해 말 6936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퇴직연금계좌(DC)는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어서 실제로는 투자 금액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최근 일찍부터 퇴직연금을 ETF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증권사에서도 이들을 위한 마케팅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TF가 무조건 안정적인 투자 방식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ETF의 경우 시장 유행에 한 발짝 늦게 상품을 출시하는 경향이 있어 유행을 좇아 뒤늦게 투자에 뛰어들었다간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광풍이 불었던 2차전지 ETF인 TIGER 2차전지 소재Fn의 경우도 7일 종가 기준 고점(7월 25일) 대비 24% 이상 하락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TF가 시장 유행에 후행하는 경향도 있어 무조건적인 추격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tf#분산투자해 주식보다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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