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해외 주요 IB 8곳 중 5곳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약 2%) 아래인 1%대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불안과 함께 국제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스와 미국 씨티그룹이 지난달 말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스는 전망치를 2.3%에서 2.0%로 0.3%포인트 낮췄고, 씨티그룹은 1.8%에서 1.7%로 0.1%포인트 내려 잡았다.
외국계 주요 IB 8곳 가운데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대로 전망한 곳은 바클레이스를 비롯해 골드만삭스(2.6%)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2.2%) 등 세 곳이다. 씨티그룹과 JP모건(1.8%), UBS(1.7%), HSBC(1.6%), 노무라(1.5%) 등 5곳은 1%대 성장을 점치고 있다. IB 8곳의 내년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올해 2월 말 2.1%였지만 지난달 말 1.8%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전망 변화는 한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전날 해럴드 핑거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장도 “(중국의 침체로 인해) 내년 한국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에 중국 경기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중국 경제는 부동산 기업의 금융 불안, 부동산 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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