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공지능법학회 "단기적으론 입점 제한 바람직"
창작자들 대체로 보수적 입장 "창작이라기보단 모방"
카카오 "이번 정책 영구적인 것 아냐…계속 고민"
카카오는 인공지능(AI)이 만든 ‘이모티콘’의 카카오톡 입점을 계속 제한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창작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검토한 결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이모티콘의 입점 제한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초 몇몇 창작자로부터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이모티콘의 입점 제안을 받았으나, 생성형 AI 관련한 창작성과 저작권 등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입점을 잠정적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이모티콘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소속 연구진의 의견을 검토했다.
연구진은 “현재 기술 및 시장 상황과 제도적 환경을 고려하면 (기회요인보다) 위험성이 더 크므로, 단기적으로는 AI 기술 활용 이모티콘의 입점을 계속해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그 논거로 ▲AI 생성물이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기존의 인간 창작자 생태계를 훼손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 ▲AI 생성물을 법적 보호 대상이 되는 저작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주기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모티콘 수용 여부 및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면서 “생성형 AI 기술을 수용할 경우 창작자들의 생성형 AI 활용 능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 기술을 수용할 경우 AI 생성물에 관한 투명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창작자들도 대체로 생성형 AI 기술 활용 이모티콘 도입에 보수적인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들은 “AI 도구도 결국엔 다른 사람의 그림체를 따라해 제작되기 때문에 창작이라기보다는 모방이라고 생각한다”, “AI 도구 도입은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며, 이모티콘 작가들의 저작권을 지켜주셨으면 한다”는 창작자들의 의견이 나왔다.
반면 생성형 AI가 창작의 도구로써 활용될 수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본다는 입장을 표명한 일부 창작자도 있었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들은 “화가가 도구로 물감을 사용하듯 창작자가 도구로 AI를 활용한다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가오는 기술에 대해 마냥 부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판단된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카카오는 이번 입점 제한 정책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기술 및 시장 상황과 제도적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이모티콘을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창작 생태계 발전과 콘텐츠 시장 혁신을 위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라며 “생성형 AI 기술 활용 이모티콘의 입점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여부에 대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해서 고민하겠다. 물론 이러한 고민과 결정 과정에서 창작자와 이용자를 포함한 사회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경청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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