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출근길에 취임후 과제 밝혀
인니 KB부코핀銀 정상화 계획
최근 금융사고엔 고개 숙여 사과
비은행 수익 강화에 집중할 듯
“재무적 가치에서 1등 금융그룹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측면에서도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양종희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는 11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앞서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양 후보자를 윤종규 회장의 후계자로 최종 결정했다.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첫 내부 출신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면 KB금융의 비(非)은행 경쟁력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양 후보자는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로 △신용 리스크 관리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 △전환기 조직 이완 방지 등을 꼽았다. 2018년 인수 이후 적자에 시달리던 KB부코핀은행은 올해 상반기(1∼6월)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이 최근 5년간 KB부코핀은행 인수와 정상화에 쏟아부은 자금만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그는 KB부코핀은행에 대해 “현재 전반적인 지배구조, 방향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틀을 잡고 있다”며 “영업력을 강화하고 정보기술(IT)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자는 최근 발생한 금융 사고에 대해선 고개 숙여 사과했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에서 고객사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127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직원들을 적발해 지난달 9일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양 후보자는 “임직원 스스로 규율하는 노력을 체득하려면 디지털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내부통제에 디지털 부문을 도입하고 시스템을 체계화해 임직원들이 준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은행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춘 양 후보자가 취임 이후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주 전략 담당 임원을 맡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했던 그는 2016년부터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지냈다. KB손보는 올해 상반기(1∼6월)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며 KB금융의 반기 최대 실적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양 후보자는 인수합병(M&A) 계획을 묻자 “기업 가치를 높이는 측면에서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비금융 부문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은 이례적으로 잡음 없이 끝났다. 그동안 관료 출신 인사가 금융지주 회장에 오르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계속됐다. KB금융 회추위는 일찌감치 선정 방식, 평가 기준 등 선임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했고, 2차 쇼트리스트(최종 후보군) 3인도 관료 출신이 아닌 금융인들로 채워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KB금융의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두고 “외양 면에서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양 후보자는 12일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공식 추천되고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11월 중 개최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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