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제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피해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12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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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설비 업그레이드 필수…美 제재 우려
중국, 범용 반도체 생산 지위 확고…더 강화될 전망
"韓, 회복력 강한 공급망 구축해야…반도체 허브 전략 강화"

미국의 중국 제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1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설비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 만큼 미국의 라이선스 결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중국 화웨이가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에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오면서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지만,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한국과 대만 기업은 1년간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또 다시 이를 연장해줄 지 여부가 결정되는데, 그동안 한국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장비 반입 유예기간 연장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화웨이 사태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이 문제를 신고했고, 자체적으로 경위 파악에 들어가는 등 직접 거래가 아닐 가능성이 큰 만큼 제재 가능성은 낮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가 미국 정부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美 제재에도 中 성장 계속…“국내 반도체 환경 개선해야”


보고서는 2000년 이후 2021년까지 미국의 반도체 수출입은 정체된 반면 중국은 급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00년 이후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수입이 매년 25.08% 증가했고, 2021년 글로벌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1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중국은 광반도체와 실리콘웨이퍼 분야에서만 경쟁력을 보유하고 여타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취약하나,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2000년 대비 반도체 산업 전 분야에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웨이퍼 제조공정, 집적회로반도체 부품, CPU에서 경쟁력이 있고 그 밖의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취약하다.

한국은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일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 일본, 대만과 경쟁관계에 있는 반면, 대만은 주력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일본과 보완적 관계에 있다.

현재 대중 반도체 제재는 중국의 기술적 한계와 낮은 경쟁력으로 고급 반도체 제조역량 강화에 큰 장애요인이지만, 이미 중국은 상업적 분업을 기반으로 반도체 제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중국은 또 범용 반도체 생산에서도 확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과 동맹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공급망’과 ‘범용 기술에 기반을 둔 중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으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더 강력한 대중제재에 대비하고, 우리 정부나 기업 모두 반도체 산업별로 보다 적극적으로 회복력이 강한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첨단 반도체 제조공정의 국내 유치를 위해 반도체 생산역량 강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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