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새로 쓰고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주요 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다. 예금금리와 채권금리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연 4.05~7.044%로 집계됐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대로 올라섰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062~7.015%로 최고금리가 7%대다. 케이뱅크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연 4.09~5.94%로 나타났다.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5대 은행이 연 3.91~6.379%, 카카오뱅크 연 4.305~6.803%, 케이뱅크 연 4.26~5.29%다.
채권, 예금금리 등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AAA) 5년물 금리는 12일 4.442%를 기록했다. 이는 3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사용된다.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전날 3.900%로 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5대 은행의 주요 예금상품 최고금리는 이날 기준 연 3.80~3.85%다. 4일 연 3.70~3.85%에서 약 열흘 만에 금리 하단이 높아졌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고객이 몰렸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를 앞두고 예금금리를 올리는 추세다.
채권과 예금금리 상승은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5일 8월 기준 코픽스가 공시되면 다음날부터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를 조정하게 된다. 앞서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5월과 6월 두 달 동안 0.26%포인트 오른 뒤 7월 0.01%포인트 내렸다.
금리 오름세에도 대출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7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담대는 전월보다 7조원 늘어나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은 3년6개월 만에 가장 크다. 금융당국은 주담대 관련 규제를 강화하며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금리 상승과 규제 강화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해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집값이 그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금리 상승이나 규제 강화에도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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